고래로 쌍화탕이라는 유명한 처방이 있다. 그 쌍화의 근본 뜻은 음양의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인체 내에 흐르는 음양의 두 기운을 고르게 하여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도록 하는 것이 동양의학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쌍화탕은 매우 기본적이고 귀중한 처방이다.
음에는 어둠, 달, 물, 욕심 등이 속하고 양에는 밝음, 해, 불, 분노가 속한다. 천지간에 음이 강하면 항상 춥고 어둠 뿐이며, 양이 강하면 불볕같은 더위가 계속된다.
인체 내에 음이 강하면 욕심과 아집이 강하게 일어나 눈은 근시안이 되기 쉬우며, 남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성격을 이루고, 미래나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찰라주의적인 쾌락을 즐긴다.
또한 양이 너무 강해지면, 눈은 원시안이 되기 쉬우며, 자기 일을 등한시하고 남에게 의지하기를 잘하며, 과다한 욕망과 미래지향적 망상에 빠져 현실을 무시하기가 일쑤다.
음양이란 결국 나와 남이라는 한 생각이니 나와 너의 관계에서 모든 갈등과 마찰이 일어난다. 근시안이나 원시안이 모두 병이듯이 나 위주의 생각이나 남 위주의 생각이 모두 병이다.
나(ego)는 항상 남과 비교하는 자아의식을 구성한다. 내가 우월하다든가 못났다든가 하는 분별은 항상 투쟁과 마찰을 유발시킨다. 내가 있으므로 모든 번뇌의 근본인 교활한 사고는 움직인다. 내가 없는 무아의 진리는 모든 선각자들의 공통된 깨달음이다.
쌍화란 나와 남과의 조화인데, 나와 남이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한 조화는 없다. 자동적으로 내가 없어지면 남이라는 생각도 없어지게 마련이다. 쌍화란 바로 음과 양이 분리되기 전의 소식을 뜻하며, 나 없는 무아의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나라고 하는 생각의 확대는 아무리 크게 키워도 남과의 적대관계를 유발시킨다. 내집안·내고장·내나라·내전통·내종교·내철학 등등 나라고 이름 붙여지는 모든 것들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다. 크나 작으나 필연적으로 마찰과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마음속에서 이미 분리되어 있는 나와 너라는 생각 때문이다.
참으로 모든 인류에게 맞는 묘약인 진짜 쌍화탕은 곧 이 무아의 깨달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 구태어 풀뿌리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조화있는 쌍화문을 열 수 있는 비결은 오직 너와 나 없는 각성뿐이리라. 너와 나 없는 각성에는 음양이전의 소식을 간파해야만 하는데 어느 노선사의 멋진 답을 소개한다.
"음약이전의 소식은 무엇입니까?"
노선사 왈
"따뜻한 바람이 스스로 남쪽에서 불어오느니라." (薰風自南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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