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흔한 존재가 물이다. 물은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렇게 흔한 물은 또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모든 동․식물들이 물이 없다면 살아갈 수가 없다. 우리 인간 역시 마찬가지이다. 밥은 안 먹어도 한 달 넘게 살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일주일도 살 수가 없다.
물은 우리 몸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인간의 몸 대부분이 물인 셈이다. 생체의 모든 반응은 물 속에서 일어난다. 물이 없으면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며 기능도 못한다. 또 우리 몸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DNA도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한다. 물이 없었다면 태초에 생명이 생겨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현대는 그 어느 시절보다 여유롭고 풍요롭다. 하지만 그 풍요로움의 이면에 시커멓게 자리하고 있는 환경오염의 폐해는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공업의 발전에 따라 공기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아황산가스 등으로 오염되고, 비는 산성화되어 토양과 수질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확량을 높이고 농작물을 해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살충제는 음료수와 농작물을 통해서 우리 몸에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좋은 물을 마신다는 것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물은 인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개개의 세포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인체는 거의 물이고 물속에 가끔 생체분자가 떠 있는 모습이 바로 인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물을 통해서 인체의 모든 생체 반응이 일어난다. 물은 마신 후 1분 정도면 혈액에 도착하고, 30분이면 두뇌를 포함하여(Blood Brain Barrier) 인체의 모든 곳에 도달한다. 물은 세포 곳곳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전혀 없을 정도로 인체 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시는 물을 무시하고 더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는 것은 바로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는데 먼 길로 돌아가는 것 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우리는 좋은 물을 마셔야한다.
오염 물질을 제거한 단지 깨끗한 물을 마실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물을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단지 좋은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쉽고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존재이기도 하고 또 가장 귀한 존재이기도 한 물. 우리는 그 물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다. 물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약품 냄새가 나는 수돗물
현재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민이 식수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은 끓인 수돗물(56%)이고 그 다음은 약수터 물(23%), 시판 생수(10.2%), 정수기 여과물(8.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끓이지 않은 수돗물을 마신다고 한 사람은 불과 0.1%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수돗물은 하천의 물을 정수한 것이다. 하천의 물은 배기가스로 인해서 생성된 황산 및 탄산뿐 아니라 화장실, 부엌, 세탁기 등에서 나오는 생활하수, 또 골프장의 잔디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제초제, 살충제 등으로 오염되어 있다.
따라서 하천의 물을 정수하기 위해 정수장에는 다량의 염소물질을 투여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수돗물에서 나는 약품 냄새의 원인이다. 이 염소물질은 물에서 살균력이 뛰어난 차아염소산(HOCl)의 형태로 변한다.
이 차아염소산이 하천에 녹아 있는 유기화합물과 반응해 트라이할로메탄(Trihalomethane)이라는 발암성 물질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돗물의 트라이할로메탄은 뚜껑을 열고 물을 5분 이상 끓여야 제거될 수 있다.
수돗물뿐이 아니다. 최근 농어촌진흥연구소의 수질 조사 결과 서울의 지하수 대부분(88.5%)이 마실 수 없을 만큼 오염되어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더군다나 좋은 물로만 알고 마음 놓고 마시던 약수터의 물이 수질 검사 결과 음용수로 부적당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고, 심지어는 돈을 주고 사 마시는 시판 생수의 경우도 음용수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는 황당한 경우마저 생겨나고 있다.
공장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아황산가스(SO2), 이산화질소(NO2), 탄산가스(CO2), 일산화탄소(CO) 등은 공중으로 날아가 대기를 오염시키고, 비와 섞여 산성비가 되어 하천으로 유입된다. 비는 다시 토양, 지하수 등을 산성으로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오염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음 놓고 마실 물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단지 깨끗하기만 한 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약수터의 물도 믿을 수 없고, 시판 생수 또한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손쉽게 택할 수 있는 것이 수돗물을 정수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 편이 오히려 불편하지도 않고,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수 방법 중에는, 수돗물에서 단지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수동적인 정수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오염 물질의 제거뿐 아니라 물의 구조에 변화를 주어서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의미의 정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먼저 현재 국내의 정수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동적인 정수 방법의 대표적인, 활성탄과 중공사막, 그리고 역삼투압에 의한 필터 방식을 살펴보자.
활성탄 방식은 숯과 같은 미네랄 성분의 덩어리로 물에서 약알칼리성을 띤다. 활성탄은 다공성 물질로 그 안에 작은 구멍이 무수히 많이 있어서 염소 및 미세한 유기질을 흡착한다.그러나 활성탄의 구멍에는 세균이 침착될 수가 있어서 세균의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은으로 코팅한 활성탄을 많이 사용한다. 이 경우, 은코팅은 세균의 번식을 방지할 수는 있지만 흡착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중공사막 방식은 사람의 혈액을 걸러주는 인공신장 투석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으로 된 다공성 섬유(10-7~10-8m)인 중공사막을 다발형으로 집속하여 사용하는 정수 방식이다.
물 속의 미네랄 성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분산성 입자, 녹 찌꺼기, 곰팡이, 미생물 및 바이러스까지 완벽하게 제거하며, 수돗물의 자연압에서도 충분한 양의 정수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암모니아성 질소나 질산성 질소 등의 음이온을 걸러주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또 열에 약해 뜨거운 물을 통과시키면 안 된다.
역삼투압 방식은 아주 미세한 구멍(10-9~10-10m)이 있는 인공 역삼투막(멤브레인 필터)에 삼투압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강한 압력을 가하여 물을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물 속의 유해 물질, 세균 등의 이물질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으나,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까지도 제거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강한 압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돗물의 일부분만 정수되고 나머지 물은 버려야 한다.
원래 역삼투압 방식은 바닷물의 담수화, 실험실에서 증류수에 버금가는 순수한 물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수돗물을 정수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역삼투압 정수기의 큰 장점은 물에 있는 이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은 녹아 있는 미네랄까지 제거하기 때문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녹아서 물이 산성으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한다. 실제로 역삼투압 정수기에서 생성되는 물은 5분만 공기 중에 놓아도 물이 매우 산성화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약 pH 5.5).
그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미네랄이 자동적으로 세라믹 등에서 용출되도록 하거나(비용 문제 때문에 국내의 역삼투압정수기 회사에서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맛을 보강하기 위해서 단맛을 내는 코코넛 열매로 만든 필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역삼투압 정수기에 개미들이 빠져 있는 모습이 관찰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정수기는 한 개의 필터만을 사용하지 않고, 활성탄,중공사막, 역삼투압 필터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수기는 필터를 제때에 교환하기만 한다면 깨끗한 물을 만들어내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단지 깨끗하기만한 물이 우리가, 우리 몸이 원하는 물일까? 하는데는 답이 아닐 수 있다.
이제부터 단지 오염 물질을 제거한 깨끗한 물의 차원을 넘어서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신비한 물의 세계를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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