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세시기』에 의한 월별 세시풍속
** 2월의 세시풍속(한식, 경칩)**
♠ 한식
① 날짜 :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의 하나로 음력 2월 혹은 3월에 든다.
② 유래: 고대의 종교적 의미로 매년 봄에 나라에서 새 불을 만들어 쓸 때 그에 앞서 어느 기간동안 묵은 불을 일절 금지하던 예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하고, 중국의 옛 풍속에 이날은 비바람이 심해 불을 금하고 찬밥을 먹은 습관에서 그 유래를 찾기도 한다. 또한 '개자추 전설' 에 의한 유래는 다음과 같다.
중국 진나라의 문공이 국란을 당하여 개자추 등 여러 신하를 데리고 국외로 탈출하여 방랑할 때, 배가 고파서 거의 죽게된 문공을 개자추가 자기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구어 먹여 살린 일이 있었다.
뒤에 왕위에 오른 문공이 개자추의 은덕을 생각하여 높은 벼슬을 시키고자 했으나 개자추는 그를 마다하고 면산에 숨어 아무리 불러도 나오지 않으므로 개자추를 나오게 할 양으로 면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나오지 않고 홀어머니와 함께 버드나무 밑에서 타죽고 말았다.
그 뒤 그를 애도하는 뜻에서, 또 타죽은 사람에게 더운밥을 주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 하여 불을 금하고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③ 풍속 : 나라에서는 종묘와 각 능원에 제향하고 민간에서는 술과 포, 식혜, 떡, 국수, 탕,적 등의 음식으로 제사를 지낸다. 이때 지내는 제사를 명절제사 곧 절사라고 한다. 또 여러 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성묘하고 조상의 묘를 돌본다.
이날 성묘하는 풍속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신라 때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에는 한식이 대표적인 명절의 하나로 중요시되어 관리에게 성묘를 허락하고 죄수의 금형을 실시하였다.
내병조에서는 버드나무를 뚫어 불을 만들어 임금에게 올리면 그 불씨는 궁정 안에 있는 모든 관청과 대신들 집에 나누어 주었다. 농가에서는 채소 씨를 뿌리는 등 본격적인 농사철로 접어든다. 흔히 이 날 천둥이 치면 흉년이 들 뿐 아니라 국가에 불상사가 일어난다고 믿어 매우 꺼린다.
④ 음식 : 약주, 생실과(밤, 대추, 건시) 포(육포, 어포) 절편 유밀과.
※성묘: 조상의 묘를 살펴서 손질하는 것으로 전묘, 배분, 배소례, 또는 상묘의라고도 부른다.〈개원례〉라는 책에 의하면 기제사를 지내기 하루 전날에 묘의 영문 밖에서 재배하고 봉분에 올라 주위에 심은 나무들의 안팎을 두루 살펴 세 번 돌아보고 가시나무와 칡넝쿨, 잡초를 잘라 베어 내고 다시 영문 밖으로 나와 재배를 한다고 하였다.
한편〈제록〉에 의하면 벼슬길에 얽매어 타향에 나가 있어 제때에 배소를 하지 못하면 한식날 집에서 제사로 대신해도 된다고 하였다. 또한 〈외서〉에 의하면 10월 1일에 배분을 하는데 이것은 서리와 찬이슬 내릴 때에 느끼는 감정 때문이며, 한식 때에도 관습에 따라 배분을 한다고 하였다. 성묘는 봄, 가을에 손질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가 당나라 이후에 봄의 성묘는 한식, 가을의 성묘는 10월 1일로 고정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언적의〈봉선잡의〉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한식, 단오, 추석에 묘에 가서 배소해 왔으니 어떻게 폐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날 아침을 일찍 사당에서 천신을 하고 묘에 가서 상을 차려 배례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묘가 멀면 2,3일 전에 묘소에 가서 재계하여 상을 차리고 배례한다″고 하였다.
이 이는〈격몽요결〉에서 한식과 추석에는 〈가례〉에 의해 묘제를 지내고 정초와 단오에 간단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성묘의 형식은 크게 보아 분묘의 손질과 배례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형식은 죽은 조상의 육체가 묻혀있는 장소에서 직접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속에는 조상숭배의 관념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 경칩
① 날짜: 24절기의 하나로 우수와 춘분 사이에 들어 있으며 태양의 황경이 345에 해당되는 때이다.
② 풍속: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을 뿐만 아니라 몸을 보호한다고 해서 경칩일에 개구리 알을 먹는 풍습이 전해져오고 있다. 지방에 따라서는 도롱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한다.
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전한다.
한편 경칩날에 보리싹의 성장을 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할 수 있다고도 한다.
또한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마시면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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