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한의원으로 한 부자가 휠체어를 이끌고 왔다. 휠체어 위에는 14살 소년이 앉아 있다. 근육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아이다.
뜸장을 만들면서도 내심 걱정스러웠던건 평균 15분 정도 타는 것을 아이가 견딜 수 있을지 여부였다. 일반적으로 영구법이라 하는 것은 5분 이상 타는 것을 쳐주지는 하지만, 15분 타는 건 웬만한 장정들도 견디기 힘든 거다.
아니나 다를까 올리자마자 아이는 눈물부터 흘린다. 큰 뜸장을 올리기 전, 콩알뜸을 뜨긴 했지만, 계속 콩알뜸만으로 갈 순 없는 노릇이다. 불이 붙자 아이는 잔뜩 겁에 질렸다. 금방이라도 울 것 처럼, 내 눈을 애처로히 쳐다본다. 불이 타들어 갈수록, 아이는 무서움에 질려 가고 있다.
“누나, 이것 좀 빨리 치워줘요. 너무 아파.”
어떡해야 하나, 손을 꼭 쥐고서 발을 동동이지만 내가 대신 아파해줄 순 없는 노릇이다. 너무 무섭다. 내가 대체 어떡하면 되는거야. 도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말을 하지마! 하나만 생각해 --- '나는 나을 수 있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생각만 해. 아빠랑 등산가는 생각만 해! 넌 해낼 수 있어. 그만한 근기가 돼! 넌 할 수 있어!”
근무력증으로 평생 고통스럽게 사느니, 강한 의지로 뜸을 뜨겠다고 결심했던 14살 소년. 그렇긴 하지만 그 의지를 계속 기대하기에 뜸불은 너무도 가혹해 보인다.
‘으아아악~~’
거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애걸한다. 자기를 너무도 고통스럽게 하는 이 불을 치워달라고. 손을 꼭 잡으며 내게 말한다. 이 불을 치워달라고.
.....
...
아마도 그 아이에겐, 세상에서 젤 긴 시간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뜸불을 견딘 댓가는 반드시 온다!
잘 견뎌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꼭 견뎌줘야 한다. 지금도 아이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주시는 아버지를 위해, 언젠가 두 부자가 등산 하는 꿈을 꾸며 ..... 홧팅!
댓글 ( 6개 )
생각만 해라.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병을 이겨서 완쾌하겠다는 생각을 하거라.
모든 것은 너의 결심에 달려 있단다.이 아저씨도 명준이가 완쾌 될수있도록
기원해줄께. 부모님도 명준이가 완쾌 될수 있도록 도와 주시고 힘내세요.
이미 이겼다고 병마를 이긴것이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그렇게 됩니다.
^^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