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뜸을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구법이니 뭐니 그런것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한마디로 그냥 ..,
솔직한 생각은 나를 불살라 소지라도 하고싶은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그게 나자신이겠지만) 기도라도 하고싶은 그런 마음에 뜸을 생각했을것이다.
기차에 몸을 싣고 난생처음으로 부산에 도착했다. 초행길인데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쉽게 길을 찾아 잘 도착할 수 있어서 좋았고
구면인 찬우와 세훈이 동생?들이 있어서 편했다. 어쨌든 부담없이 시작은 했는데 으으~ 아이를 낳고난 뒤의 산후 조리를 못한 탓인지 뜸뜨고 나서 두어시간 가량 지나자 두 팔 두 다리가 마치 해파리처럼 힘 없게 느껴지고 견딜 수 없이 늘어지는게 느껴졌다.
아픈것은 둘째고 그 상태가 정말 싫었었다.
마음 속으로는 '제가 전생과 이생에서 말과 뚯과 행위로서 지은 모든 죄와 허물을 저의 몸을 소지하여 기도하오니 부디 사하여 주옵소서..' 그렇게 기도하고 기도했는데도
그냥 그 상태가 싫어서 3시간 반정도 하다가
접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대로 올라갈려고 했다. 그런데 총무님이 내게 "이대로 가면 후회한다 "하시며 내게 다시 하기를 권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투와 그 상황이 어디선가 꼭 있었던 일 처럼 느껴졌다. 한마디로 낯익은 상황 이었다 . 그 말에 교활한 마음이란 녀석이 스르르 녹아 다시 도전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3시간남짓 뜸을 다시 떴다.
어제만큼 아프지도 않고 팔다리도 그럭저럭 더 나은 상태였다. 한마디로 뜰만했다.
집으로 올라오는 차 시간 때문에 마음이 급해져서 그정도로 끝냈다.
뜸을 뜨면서 느낀점은 많았다.
마음과 몸이 내것이 아니다 하면서도 놓아버리지 못하는 내 자신이 보이고 여리고 유약한 또다른 울보를 보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러나 그 뜸뜨는 시간에 울보는 사라지고 그냥 지금까지의 온갖 하늘을 가리는 구름같은 망상들이 다 걷혀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끔 바다를 떠올렸다.
이 세상 어디에도 그리움이 남아 있지 않아서 그림자없는 그 무엇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는데 그 자체로도 그냥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흠, 아마도 내가 가장 짧은 시간을 떴을 터인데 왜 이리 말은 많지? ㅎㅎ
빈수레여서 그런가봐 헤헤 ~~
내가 근기가 약하다는 것을 천하에 드러낸 날이긴 했지만 뭐 신경쓰지는 않는다.
그냥 시도해보고 그래도 작은 근기만큼이라도 그것에 합당하게 해냈다라는 소박한 마음에 ..,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사실 이런 글 안쓸려고 했는데 함께 했던 배찬우님과 임세훈님이 글을 올려서 왠지 나도 올려야 할 것 같아서 ...,
뜸 뜨시는 분들 , 이왕 뜨시려거든 열심히 하셔요. 저처럼 엄살 피우지 말구요.
화이팅 !!
댓글 ( 5개 )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