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제일 짧다는 동짓날이 가까이 오니 요즘 퇴근길에 달을 볼 수 있는 날이 많다,
며칠 전 토요일~~!
일직근무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나오는 시간이 오후 다섯시 반경이다.
서쪽 방향인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무등산이 훤히 보이는 동쪽으로 퇴근을하다보니,
초등학교 국어책에 나올 법한 쟁반같이 큰 보름달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이십년이 넘게 하는 출퇴근길이지만 퇴근길은 언제나 가슴이 벅차다.
무등산이 커다란 보름달이 안을때는 무작정 무등산장으로 차를 몰아
원효사에서 바라보는 달은 정말 장관이다.
이 날도 달을 가까이 보고파서 집에 휴대전화로 달구경 가자고 재촉한다.
아이들 크고 나서 함께 하는 시간이 힘들지만 어렵게 우리 다섯 가족이 함께 무등산 드라이브를 하였다.
몇년 전 여름 날 무작정 달을 따라 무등산장 옆에 있는 원효사 법당에서 바라보는 달의 매력을 알기에
저녁식사도 미룬채 달을 향해 차를 달렸다.
딸 아이 어려서 내 등에 업혀 어두운 밤 골목길을 걸어오면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아빠~~ 자꾸 달이 따라와요~~"
요녀석 벌써 詩 쓰는 아빠 닮았나 보다~~
다 큰 아이들 앞에서 감성적으로 달이야기를 하니, 아이 엄마가 웃는다.
"우리가 어린아이로 보이나 보다~~느그 아빠는 말이다!"
도심을 벗어나 산 속길을 달리니 솔향기가 향기롭다.
무등산정상이 해발 1187mm이고 집에서 20Km를 달려온 정상 아래 산장가는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가는 길을 달빛까지 영접해 주니 더욱 신이 난다.
칠흑같은 어둠 속 가파른 고갯길을 올라 원효사에 가니
아무도 없는 山寺에는 목탁 소리만 처량하다.
절 입구에서 삼배를 올리고 동쪽 천왕봉을 바라보니,
보름 달이 가슴 속으로 들어 온다.
도시 하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별들까지 쏟아진다.
큰 아이와 둘째 딸 세째 아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달을 맞이 하면서
이 세상 행복이라는 것은 조금 넉넉해 지는 것이 정답이라고 느끼며
달만 무등계곡에 몰래 숨겨두고 내려 왔다.
다 큰 딸 아이 는
"아빠 ~~ 달이 또 따라와요~~!"
그래~~! 달이 자꾸만 우릴 따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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