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피자, 마늘치킨, 마늘삼겹살 등 건강은 물론 까다로운 입맛까지 배려한 이색 마늘요리를 만난다.
여름 식탁 최고의 보약
editor 정애영 photographer 홍상돈 김연지 중앙 m&b
5월 말에서 6월 초면 토실토실한 마늘이 제철을 맞는다. 햇마늘은 매운맛이 덜해 고기쌈에 생으로 얹어 먹어도 달고 고소하다. 제 맛이 오른 햇마늘 수확 철을 맞아 마늘요리 전문점뿐 아니라 일반 레스토랑에서도 마늘요리 준비가 한창이다. 마늘요리가 인기인 데는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한몫한다. 일례로 지난 2002년 시사 주간지 <타임>은 마늘을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첫 번째로 꼽았고, <뉴욕타임스>는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지난 1,000년간 ‘최고의 식물’로 마늘을 선정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마늘이 세계인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마늘의 중요성이 널리 퍼지면서 마늘 특유의 매운맛과 퀴퀴한 냄새를 줄이고 그 효능은 살리려는 연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마늘의 매운맛을 없애는 비법을 요리에 응용한 곳도 있고 마늘 농축액과 마늘잼, 마늘드레싱 등 새로운 소스를 개발해 손님을 끄는 집도 대폭 늘었다. 한창 맛있는 햇마늘요리로 여름을 대비해 기운을 북돋우고 마늘 냄새 잡는 비법도 셰프에게 듣는다. 흡혈귀도 반한 마늘의 맛 매드포갈릭 하루에 사용하는 마늘 양만 20~30kg에 달하는 매드포갈릭. 40여 종의 이탈리안 푸드가 모두 마늘로 만들어진다. 마늘을 단순한 향신료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한다. 봄에 출시한 신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스노잉갈릭피자는 마늘 위주의 토핑이 돋보인다. 마치 피자 도에 눈이 내린 듯 얇게 슬라이스한 마늘이 듬뿍 뿌려져 나온다. 마늘 마니아가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다진 마늘, 통마늘, 구운 마늘 등 온갖 종류의 마늘이 듬뿍 들어간 갈릭스테이크. 갖가지 마늘을 마늘기름으로 조리해 강한 마늘향이 특징이다. 마늘 냄새 이렇게 잡았다! 껍질 벗긴 마늘을 소금과 안초비, 월계수 잎 등을 넣고 매리네이드한 다음 올리브오일에 튀겨서 매운맛과 향을 없앤 후 사용한다. 02-546-8117 ㅣ 11:30~02:00 ㅣ 주차가능 ㅣ 갈릭스노잉피자 1만4800원, 마늘 경단이 곁들여진 텐더로인스테이크 2만8800원, 카프레제샐러드 1만4800원 ㅣ 지하철 압구정역 2번 출구에서 갤러리아백화점 방면 200m
중국식 고급 마늘요리와 와인 한잔 달과 6펜스 수준 높은 퓨전 중국 요리의 맛은 서울 신라호텔 중식당에서 10년간 근무한 류재호 실장이 책임진다.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중국 요리는 깔끔한 맛을 내는 마늘과 궁합이 잘 맞는다. 마늘삼겹살찜은 적당히 기름기가 도는 삼겹살에 단호박과 향신료를 넣고 두 시간 가까이 쪄낸다. 마늘 다진 것과 마늘편을 함께 튀겨내 만든 소스를 얹어 곁들여 먹으면 삼겹살의 느끼함이 싹 사라진다. 일품 마늘두부는 모두부를 으깬 후 갖은 양념을 하여 35분간 쪄낸다. 찐 두부를 식힌 후 다시 잘라 튀겨내는데 전분소스와 마늘편 튀긴 것이 어우러져 밋밋한 두부의 맛을 업그레이드해 준다. 마늘 냄새 이렇게 잡았다! 마늘을 기름에 살짝 튀겨내면 특유의 향이 사라지고 바삭한 스낵 형태가 되어 먹기 좋아진다. 단, 튀길 때 기름이 너무 뜨거우면 마늘에서 쓴맛이 나므로 적당한 온도에서 살짝 튀겨내야 한다. 02-515-4646 ㅣ 12:00~22:00 ㅣ 주차가능 ㅣ 마늘삼겹살찜·일품마늘두부 각 2만4000원, 마늘해삼볶음 3만5000원, 중새우마늘찜 (8마리) 2만4000원 ㅣ 성수대교 남단 사거리에서 도산공원 방향으로 100m 직진, 알도꼬뽈라빌딩 7층
마늘즙이 삼겹살에 쏙쏙 돈스테이션 생고기에 다진 마늘을 앞뒤로 잘 발라 2~3일간 숙성시킨 마늘삼겹살. 마늘즙이 고기에 스며들면서 육질이 연해지고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없어진다. 노릇하게 구워낸 삼겹살은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따로 마늘을 구워 먹을 필요도 없고 고기 맛도 살려주니 일석이조다. 마늘을 먹지 않는 사람도 고기에 마늘향이 은은하게 배어들기 때문에 거슬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기름기가 쏙 빠진 고기에 마늘의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기름장에 찍어 먹지 않아도 될 만큼 간도 알맞다. 마늘 냄새 이렇게 잡았다! 마늘과 생강을 함께 갈아서 약한 불에 졸인 후 2~3일간 숙성시킨 소스를 사용한다. 끈기가 느껴질 정도로 졸인 소스는 매운맛보다는 단맛이 돌며 고기에 발라 구우면 고기 맛과 섞여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02-822-9233 ㅣ 17:00~02:00 ㅣ 주차가능 ㅣ 마늘삼겹살·돼지왕갈비 각 7000원, 김치말이국수 3000원 ㅣ 흑석동 중앙대학병원 맞은편 삼거리 신한은행 옆 건물 1층
마늘을 곁들인 캐주얼한 중국 요리 재키스키친 ‘세계 유명 영화배우 청룽(Jackie Chan)을 테마로 한 이벤트 레스토랑’이라고만 소개하기엔 아까울 만큼 기본기가 갖추어진 음식을 선보인다. 마늘요리 중 인기 메뉴는 페퍼갈릭안심볶음. 갖은 양념에 재어놓았던 부드러운 돼지고기 안심을 파기름과 마늘소스에 볶아낸 것으로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푸짐한 양으로 가족 단위 손님에게 인기 있는 몽골리안 치킨은 베이징 덕에 마늘소스가 흠뻑 배도록 두 번 칠한 것. 오븐에서 세 시간 정도 구워내면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쫄깃하다. 곁들여 내는 튀긴 마늘과 함께 레몬소스에 찍어 먹으면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마늘 냄새 이렇게 잡았다! 양파·대파·생강 등을 튀겨 우려낸 파기름이 비법. 통마늘이나 얇게 썬 마늘을 파기름으로 볶아내면 강한 알리신 향이 날아간다. 이렇게 조리해낸 마늘은 매운향이 살짝 감돌아 특별한 조미료 없이도 음식의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02-541-2994 ㅣ 12:00~23:00 ㅣ 주차가능 ㅣ 페퍼갈릭안심볶음 2만5900원, 몽골리안치킨 2만1900원 ㅣ 학동 사거리 나이키 매장 뒤
창작 마늘요리로 특색 있게 싱글쉐프 경희대 조리학과 출신 싱글 남성 여섯 명이 모여 파티와 케이터링 전문 숍을 오픈했다. 그들이 머리를 맞대고 창작해낸 마늘요리는 하나같이 특별하다. 도미육회애피타이저는 얇게 뜬 도미회에 구운 마늘가루를 뿌리고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넣었다. 생선회의 비린 맛을 톡 쏘는 마늘 향으로 잡아 생선회를 꺼리는 사람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쌀에 닭고기 육수를 배어들게 조리한 후 구운 통마늘을 넣어 마늘의 풍미를 더한 갈릭리소토도 좋다. 달콤한 마늘잼토스트는 콩을 직접 갈아 만든 두유에 올리브유로 구운 마늘을 넣은 마늘두유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손색없을 정도로 든든하다. 마늘 냄새 이렇게 잡았다! 생마늘을 고온과 실온을 오가며 건조, 숙성시켜 만든 흑마늘을 사용한다. 마늘 특유의 톡 쏘는 매운맛은 사라지고 검게 변한 마늘의 과육은 젤리처럼 쫀득하고 다른 첨가물 없이도 새콤달콤한 맛을 내며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02-3143-2188 ㅣ 11:30~02:00 ㅣ 주차가능 ㅣ 갈릭리소토 8000원, 마늘잼토스트 3000원, 구운마늘두유 5000원, 도미육회애피타이저 1만5000원 ㅣ 홍대 수노래방 쪽으로 가다가 놀이터 끝나는 길 작은 사거리에서 우회전
톡 쏘는 마늘 향과 바삭한 치킨 갈릭치킨 담백한 닭고기를 씹으면 톡 쏘는 마늘 향이 입 속으로 퍼진다. 주력 메뉴인 갈릭치킨은 생닭에 마늘 원액을 넣어 간을 하고 프라이드치킨처럼 바삭하게 튀겨낸 다음 생마늘을 갈아 만든 소스를 뿌려 낸다. 닭고기를 씹을 때 마늘이 함께 아삭거려 상큼하다. 달걀을 주성분으로 한 튀김옷을 입히기 때문에 닭고기에는 기름이 배지 않는다. 닭고기가 퍽퍽하지 않고 잘 구워진 식빵처럼 쫄깃한 게 그 덕분. 마늘 냄새 이렇게 잡았다! 생마늘 특제 소스의 비법은 아무리 캐물어도 알려주지 않는다. 5개월간 연구를 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마늘을 먹은 이장경 대표는 설탕을 입힌 생강을 먹어 입 냄새를 없앴다. 마늘보다 더 강하지만 역하지 않은 생강 냄새와 설탕의 달콤함이 마늘의 매운맛을 덮어준다. 02-2677-9233 ㅣ 13:00~01:00 ㅣ 주차가능 ㅣ 갈릭치킨·허니갈릭치킨 각 1만3000원, 와인갈릭치킨 1만4000원 ㅣ 지하철 당산역 6번 출구 2001아울렛 맞은편 디오빌딩 지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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