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 목욕탕에서 큰일 날 뻔하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늘 해 오던 냉온욕인데 그 날은 냉탕에서 갑자기 몸이 움직여지지 않고 말도 나오지 않아 냉탕에서 필사의 탈출을 하여 목욕탕 바닥에 쓰러져 한참만에 정신을 차린 예도 있고 냉탕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듯하더니 얼굴에 열이 달아올라 그 뒤로 몇 달을 숨이 차서 고생했다는 사람도 있으며 냉온욕을 한 뒤로 신경통이 악화되었다는 말은 더더욱 흔히 들려 온다.
고혈압 저혈압을 막론하고 위험하게도 한증탕에서 나오다 쓰러지는 사람도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일반적으로 냉온욕이 피부를 튼튼히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냉온욕을 해서는 안 될 경우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져 있는 것 같지 않다. 마찬가지로 한증탕으로 땀을 내면 몸 속의 노폐물 배설이 촉진되어 몸이 가벼워지며 심지어는 체중 감소의 효과까지 있다고 보통 알고 있는 듯하다.
이 역시 주의 사항이 반드시 있다. 우리 몸은 건강하기만 하다면야 차갑고 더운 데에도 잘 견딜 수 있게 되어 있다.
문제는 체력이 약한 사람이다.
평소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며 유달리 추위를 잘 타고 몸이 냉한 것을 느끼는 사람, 신경이 예민하여 차멀미를 하거나 쉽게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 피부가 약해서 가려움증이나 습진 두드러기 등이 잘 일어나는 사람, 신경통이 있는 사람들은 냉탕과 한증탕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오히려 온도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혈관 계통과 신경 계통에 충격이 가서 심장에 부담이 가고 기운을 더 못쓰게 되며, 적어도 피부 노화가 촉진되든지 근육통 신경통이 악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남들이 다 한다고,
또 어떤 유명 인사가 건강의 비결로 수십 년을 냉온욕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증으로 수분이 배설되니 일시적으로 체중이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피하지방이 줄어야 진정한 체중 감소이다. 땀으로 지방이 나가는 것은 아니며 더구나 땀낼 때 체력이 많이 소모되므로 일부러 더위 먹는 것과 비슷해서 기력이 떨어져 신진대사시키는 힘도 모자라게 되므로 더욱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목욕요법에 대한 담론..
목욕요법을 활용한 조상들의 지혜 사실 목욕요법은 그 역사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것이고, 물을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그것이 과연 의학적 처치 즉 질병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만큼 일반화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약간씩 다른 형태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조상들이 즐겨 시행하던 생활풍습(지금은 단순한 생활문화라고 너무나 가볍게 취급합니다) 가운데 탁족(濯足)이나 발물(脚湯), 물맞이같은 것들을 들 수 있습니다.
▼ 탁족(濯足)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피서법으로 한여름에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단순한 피서법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지혜가 감추어져 있는 풍습이다.
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우선 발은 온도에 민감해 찬물에 담그면 온몸이 시원해진다.
또 흐르는 물은 간장 신장 방광 위장 등의 기(氣)가 흐르는 길을 자극한다.
자연을 이용한 발마사지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운 여름, 피서가지 못한 사람들은 샤워기를 사용해 발바닥에 자극을 주면 되지 않겠어요?)
▼ 각탕(脚湯) 발목의 복숭아뼈까지만 물에 담그는 발목욕법이다. 탁족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위한 피서법이라면 각탕은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위한 피한법이라 할 수 있다.
섭씨 42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전신에서 땀이 날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사람에 따라 시간차이가 있지만 꾸준히 실행하면 10-20분이내에 땀을 흘리게 된다.
각탕전과 후에 뜨거운 차나 음료를 마셔주는 것이 좋고, 덥다고 바로 몸을 식히지 말고 따뜻한 곳에서 저절로 몸이 식도록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해주어야 한다
▼ 발물법 무릎 아래 부위를 물에 담그는 발목욕법을 말한다. 섭씨 43∼44도의 열탕에 3분, 16∼17도의 냉탕에 1분씩 담그기를 5번 되풀이한다. 하체의 혈액순환을 강화시켜 관절염 환자나 하체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꾸준히 실행하면 위하수증, 탈장, 치질 등 장기가 처지는 질병에도 효과가 크다.
응용1) 아이들이 감기몸살 등으로 열이 많이 나면서 입술이 새파랗게 변해 몸을 떨 때는 온몸에 땀이 날 때까지 10∼20분 정도 무릎아래를 열탕에만 담가주었다가 발물이 끝나면 따뜻한 홍삼차나 생강차,유자차 등을 먹게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단 뜨거운 물을 계속 갈아주어 온도를 유지시켜주어야 한다.
응용2) 여름에 더위를 먹었을 때도 38도 정도의 온탕에 소금을 한 숫가락 정도 붓고 발물을 하면 빨리 회복된다. 사실 이런 지혜는 현대에 와서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전 모 재벌그룹 회장이 자신의 건강법으로 반신욕을 소개하자 계열 그룹사의 모든 임직원들이 반신욕을 시행하기 시작했고, 그 회사의 경우는 반신욕 동호회가 만들어 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경험담들을 서로 나누면서 건강을 도모하자는 뜻이었겠지만 외부 사람들에게는 [아부성 단체(?)}처럼 보여져 반신욕에 대한 가치가 퇴락된 적도 있습니다. 여성들은 물맞이, 해수욕, 불한증막
그런가하면 우리 조상 가운데 여성들의 건강 문화 가운데에는 [물맞이]와 [해수욕] 그리고 [불한증막]이라는 풍습이 전해져 왔습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한 피서법으로 남성들이 탁족을 즐겼다면 여성들은 「물맞이」를 즐겼는데 물맞이는 아시다시피 옷을 입은 채 떨어지는 폭포밑에 들어가 가사노동으로 뻐근해진 허리나 어깨 그리고 머리등에 물리적인 자극을 받는 것입니다.
현대 과학적으로 말하는 수압(水壓)치료를 옛날에는 [물맞이]라고 불렀다는 것 뿐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또 여성들이 즐겼던 [해수욕]이란 앞에서 특수 해수욕이라고 소개한 방법을 말합니다.
바닷가의 파도에 깍여서 자연적으로 생긴 물 웅덩이에 돌맹이를 불에 달구어서 집어넣은 다음 옷을 껴입은 채 들어가는 방법을 말합니다.관절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좋았습니다.
그런가하면 농사일이 모두 끝난 늦가을에는 [불한증막]이라고하여 흙으로 빚어진 움막안에 불을 피운다음 안쪽의 흙벽이 달구어지면 물을 끼얹어 수증기가 가득 차도록 만듭니다.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찬 움막은 무지무지하게 뜨거운데 맨 처음에 들어가는 \'꽃탕\'은 거의 할머니들 차지였습니다.
차거운 물에 적신 속옷을 입고 여기에 물에 적신 거적대기를 뒤집어 쓰고 들어가 땀을 빼는 것입니다. 어머니들은 온도가 조금 낮아진 \'재탕\'을 이용하지요. 아이들은 \'삼탕\'에나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말하는 한증막과는 아주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아! 그때 그 곳은 냄새도 가득했습니다. 한약냄새 같은 것이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쑥냄새였습니다. 열이 식으면 밖으로 나와서 닭죽이나 삶은 계란. 삶은 감자같은 음식들을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전통 사우나요법입니다.
[불한증막] 한 가지만 놓고 지금의 관점에서 바라보겠습니다. 우선 황토 움막을 가열했으니 원적외선이 가득하겠지요? 여기에 고온의 수증기를 피웠으니 사우나요법이지요, 또 여기에 쑥을 가열시켰으니 쑥 아로마요법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런가하면 농사일을 끝내놓고 부인들이 한데 어울려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실컷 나눌수 있으니 정신과적인 측면에서 그룹치료가 되면서, 동시에 지난 해 수확한 맛잇는 음식을 실컷 먹으면서 영양을 보충하는 기회가 되므로 영양요법까지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어찌 단순히 못먹고 못 살았던 시절의 문화차원에서 이해될 수밖에 없는 무지한 행위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생활문화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나 깊은 치유의 방식입니다. 소위 우리가 말하는 대체의학이란 바로 이런 곳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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