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삐었다고 다 똑같나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른 치료법 택해야
길을 걷다 헛디뎌 발목을 삐는 경우 ‘파스’를 붙이거나 한의원서 침을 맞아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으로 치료를 끝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사소해 보이는 발목 접질림도 가볍게 여기지 말자. 이른바 ‘발목 활액막 충돌 증후군’이란 고질을 자초하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발목 충돌 증후군이란
축구선수 출신의 이모씨(35·남)와 보험설계사 김모씨(38·여)는 발목의 통증이 심해 정형외과전문의를 찾았다. 이씨는 대학시절 큰 대회를 앞두고 연습중 오른쪽 발목을 심하게 다친 뒤부터,김씨는 굽 높은 구두를 즐겨 신다가 최근 10여년간 발목을 삐는 일이 잦았다.
두 사람은 발목을 처음 다쳤을 때 기브스를 하고 물리치료도 받았다. 그러나 그 뒤부터 조금만 걸어도 발이 쉬 피로하고,때때로 통증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발목관절의 뼈 모양을 살펴보는 특수검사도 받아보고,장기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아보기도 했지만 낫지 않아 고민이다.
이씨와 김씨는 진찰결과 발목 바깥쪽 힘줄의 일부가 늘어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금만 걸어도 발이 쉬피로하고 발목을 앞쪽에서 바깥쪽으로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도 이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란 진단.
이 병은 발목을 삔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생기고,발이 쉬 피로하며 때때로 통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X선검사 필름상에는 별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받기 일쑤.
그러나 절대 꾀병이 아니란 게 정형외과전문의의 설명. 서울 서초동 김준식 정형외과 원장은 이에 대해 “발목을 삐었을 때 찢어진 발목관절의 관절막(활액막)이 삐져나와 바깥쪽 복숭아뼈와 발목뼈 사이에 불규칙하게 끼게 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고등”이라고 설명했다.
주의할 것은 이 쯤되면 침을 맞거나 물리치료와 마사지를 받는 것만으로 이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발목 관절 주위만 마취시키고 발목 관절에 지름이 2.7㎜ 굵기도 안되는 작은 내시경으로 뼈와 뼈 사이에 낀 문제의 활액막 쪼가리를 직접 확인하면서 깨끗이 제거해주는 것이다. 국소마취로 가능한 수술이므로 입원할 필요도 없다.
◇ 예방은 발목염좌 치료부터
발목 충돌 증후군을 비롯한 발목관절 주변의 손상은 전체 스포츠 손상의 14%에 해당할 만큼 발생빈도가 높다. 미국의 경우 통계적으로 하루 평균 2만3000명이 부상을 입는다고 한다.
이 가운데 발목 충돌 증후군은 농구와 같이 점핑을 많이 하는 운동 경기는 물론 등산 중 평탄치 않은 땅에 발을 헛디디거나 수렁에 빠져서 발생하기 일쑤인 발목염좌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기 때문에 흔히 일어난다.
발목염좌는 주로 발이 안쪽 복숭아 뼈쪽으로 젖혀질 때 잘 일어나며 약 90%에서 외측부인대 복합체(전거비인대,종비인대,후거비인대) 손상으로 나타나고,이중 전거비인대 손상이 가장 많다.
증상은 인대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다칠 때 환자들은 발목이 휙 도는 것을 느낄 수 있고,경우에 따라서는 발목관절 부위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나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또 걷기가 어려워지면서 발목이 붓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발목에 ‘무언가 이상이 있구나’ 하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손상 시 발목과 뼈를 제자리에 유지시키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탓이다.
문제는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만성 재발성 염좌가 되기 쉽고,발목 충돌 증후군으로 진행할 우려도 높아지게 된다는 점. 따라서 발목을 접질렸을 때는 추가 부상을 막기 위해 되도록 걷지 말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통증 없이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발을 쉬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한방에서의 침치료는 급성기의 통증을 제어하는데 효과적이다. 치료기간은 보통 경증 염좌시 2주,심한 손상 시 6∼8주 정도. 그러나 반복적인 염좌 부상으로 이미 발목충돌증후군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소용이 없다. 이 때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민간요법으로는 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광동한방병원 족부클리닉 김제관 과장은 “파머리 부분을 빻아 환부에 붙이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염증도 쉬 가라앉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타박상이 있을 때는 참기름을 통증 부위에 마시지 하듯 발라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발목 부상 예방법
·굽이 높은 뾰족 구두보다는 평편한 신발을 신는다.
·운동을 할 때는 발목 지지대를 착용하거나 신을 수 있는 탄력 지지대를 착용한다.
·발목 부상 경험자는 발목에 테이프 감기,또는 발목부목 착용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한다.
·운동 전후에 항상 발목 신전 운동(스트레칭)을 한다.
·평소 발목 강화 운동을 습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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