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 혈액줄기세포로 손상된 간을 치료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재미 한국인 여성과학자의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23일 세포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6월호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시드니킴멜 암센터의 장윤영 박사팀은 수컷 생쥐의 골수에서 채취한 혈액줄기세포를 암컷 생쥐의 손상된 간 조직과 함께 배양한 결과 48시간 이내에 정상수컷의 염색체를 가진 간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장 박사팀은 이 논문에서 손상된 간을 가진 암컷의 정맥에 이식된 수컷의 혈액줄기세포가 암컷의 간에 생착된 뒤 정상적인 간세포로 분화돼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암컷의 간에서 분화된 수컷의 혈액줄기세포들이 모두 정상 수컷의 염색체를 나타냈고 2~7일 사이에 나타난 분화과정은 간 손상이 심할수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동안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은 체내에 이식된 혈액줄기세포가 직접 분화하는 게 아니고 혈액줄기세포가 간 등 다른 장기의 세포와 융합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었다.
오일환 가톨릭대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질병에 걸린 장기에서 나온 미세 인자들이 미성숙한 성체줄기세포의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 기술이 임상에 적용되면 간 질환 세포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박사는 중앙대의대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마친 뒤 지난 2002년부터 미국 존스홉킨스의대에서 `박사 후 과정'(post-doc)을 밟고 있으며 이번 연구성과로 2005년부터 교수임용을 약속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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