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발버둥 쳐도 살아날 수 없는 곳에서 만난 토끼의 눈에는 쌍커풀이 있었다. 하지만, 죽임을 당해 껍질이 뜯길때 그 아름다운 쌍커풀은 함께 뜯겨나가 쓰레기통에 던져져 무의미한 끝을 맺을지도 모른다. 토끼가 너무나도 귀여웠다. 그녀(그)는 나를 갈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를 꺼내어 주세요" 라던가 , "나를 데려가 주세요" 라고... 하지만, 나는 그럴수 없다. 이미 내 눈 앞에서 새끼 고양이 두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가게안에 있는 큰 고무대야 안에는 껍질이 벗겨진 고양이 세마리가 기억을 상기해 주였다. 나는 그 토끼를, 오늘. 또는 내일.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목숨을 잃을 토끼에게서 귀여움을 느꼈다. 그리고 영화 피아니스트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가족을 보낸채 그이 혼자 빠져나오는 모습을 말이다. 토끼는 나를 갈망한다. 나는 토끼고기도 먹지 않으니까 나와 있으면 생존률이 높아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단지 좋아보이는 인간으로 보았을런지도 모른다 나는 그곳을 떠났다. 다른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토끼는 아마도 목숨을 잃을 것이다 피를 쏟고, 가죽을 벗길 때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 비위생적인 음식으로 탈바꿈되어 누군가의 입에 들어갈테지 그리고 나는 잊을꺼다 지나가는 기억일 따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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