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은 모든 사람의 잘못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오히려 그들을 일찍이 설득하지 못함을 한탄할 뿐이다.
소인은 사실 모순 투성이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절대 말하지 않고 오직 남의 잘못만을 들추어내는 데 천재다.
대인은 공부가 하늘에 닿아 우주의 무한함을 알고 비로소 자신의 미약한 실체를 깨닫는다. 그래서 자기를 부정하고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 한다. 지식을 넘어서 지혜를 얻은 자이며 알수록 고개를 숙이는 자이다.
소인은 수백 권의 읽은 책으로 자기를 뽐내며 지식에만 몰두하여 덕을 쌓지 못한다. 식자우환에다 안하무인으로 오만한 자이다.
대인은 천지의 모든 사람이 스승이므로 소홀하게 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오직 누구를 만나도 장점만 찾아 배운다.
소인은 부모나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도 그 존귀함을 모른다. 사람을 만나도 단처만 보이고 비평을 일삼는다.
대인은 천지의 진리를 깨우치고 보니 천지에 고맙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므로 또한 베풀지 않는 것이 없다.
소인은 그 누구에게도 자기 잘못을 사과해 본 적이 없고 용서해 본 사실도 없다. 그러므로 아무거나 연고 없이 베풀지도 않는다.
대인은 남 용서하기를 즐긴다. 그러면서 남에게서 용서받을 행동을 한 경우, 자기를 한탄하며 용서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그 은혜에 반드시 보은한다. 또 누구에게도 의뢰 없이 자력으로 하며 보은줄을 피한다. 엄격히 홀로서기를 하는 자이다.
소인은 남이 자기에게 베푸는 은혜는 당연시하면서도 이에 만족스럽지 못하면 곧장 원망한다. 사실 그 누구도 나에게 베풀어줄 아무런 의무가 없다.
대인은 폭력, 금력, 권력 앞에 의연하고 겁내지 않으며, 오직 의로운 사람과 덕이 높은 사람을 겁내어 경배하고 숭앙한다. 나아가 그분을 평생 받들어 모시면서 그 장처를 본받고 배워 스승보다 더 나은 제자가 된다.
소인은 폭력, 금력, 권력을 무서워하고 숭배하고 따른다. 오히려 의로운 자와 후덕한 자를 경멸하면서 논리를 앞세워 따지고 대립하다가 마침내 제압하여 물리친다.
대인은 모든 사람에게 늘 사과하고 용서하기를 좋아해서 바보 같아 보이지만, 세월이 지나면 천하 사람들이 모여 떠받들어 그 덕택(德澤)1)으로 성군(聖君)이 된다.
소인은 남의 단점을 보고도 말하지 않으면 양심부재라 하고 이를 깨우쳐 준답시고 나서지만, 주변 사람들은 따지길 좋아하는 그에게서 모두 떠난다. 게다가 자기는 남을 결코 용서하지 않으면서 남이 자기를 용서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원망하며 산다.
☞ 상대의 단처를 들추어내고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자, 제대로 닦지는 않고서 이론만을 떠들어대는 자, 이런 인물은 결코 대인이라 볼 수 없다.
도(道)를 닦아서 얻은 열매인 ‘덕(德)’을 베푸는 데 솔선수범하는 자, 그래서 한량없는 그 덕에 사람들이 감화되고 세상도 변화되어 간다면, 이런 인물은 충분히 대인의 반열에 들 것이다. 물론 성(聖)과 웅(雄)을 겸비한 인물이라면 금상첨화겠지요….
1) 덕택(德澤): 연못을 파놓으면 수많은 미물과 물고기가 그 덕택에 자연 발생하여 노닐고 농사꾼들 또한 농사를 지어 잘먹고 잘산다.
이와 마찬가지로 덕으로써 연못을 파놓으면 그 덕택에 천하 만민은 화평해지고 성군(聖君)의 덕을 칭송한다.
|
댓글 ( 3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