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중에 남편과 함께 일때문에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어느 마을을 다녀오게 되었다.
일과 관련된 얘기도 얘기였지만 茶가 압권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차 먹어본게 처음이었다.
다도를 모른다고 하시던 그 박사님은 어쨌든 20여년간을 차를 마셔왔다고 하셨다.
사실 나이도 나와 같은 40대였는데 와~~~~~~~
예술의 경지가 아니라 神의 경지라고 할 만큼 차 맛이 오묘했다.
차를 직접 재배하고 따서 그것을 아홉번 볶고 말리고의 과정속에서도 차잎이 하나도 상하지가 않고
나무에서 막 딴 그대로의 잎을 유지 한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이 재배하고 만든것 이외에는 드시지
않는다고 ....,
.., 그리고 무쇠로 된 큰 주전자에 세통을 끓여 하루종일 우려 마셔도 색과
香이 하나도 변하지 않는 신기함...., 한모금 입에 물고 혀를 굴려보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정도
의 부드러움.., 이윽고 서서히 온몸에서 땀이 훈훈하게 나더니 정말 茶와 내가 하나가 되는 듯한
묘한 느낌까지 .... 정말 좋았다..
정말 점심때부터 밤늦게까지 하루종일 마셨는데도 맛과 향과 색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또 똑같은 차잎인데도 어떻게 제조하느냐에 따라 맛과 색과 향이 달라진다니 ... 정말 신기했다.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불과 이십대 후반에 고려대에서 교수를 역임한걸로 알고 있긴 하지만
외국물 먹은 분위기가 풍기지 않을 뿐 아니라 평범의 극치에 다다라 정말 그 茶가 아니었다면
허름한 동네 아저씨정도로 여겨졌을정도로....,
요즘은 나의 일상들이 묘하게도 어떤 인연인지는 모르겠으나 만나게 된다..
한때는 함께 했을 시간과 공간을 이제는 다른 시간과 공간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보게 되는
드라마같은 일들을 느끼며..,그럼에도 역시나 만남은 따스한 봄빛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근데 부작용이 생겼다.
집에 있는차는 맛이 없어 못먹겠으니 에구, 그저 무엇이든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수 밖에..,
진정한 다도가 뭔지 茶와 함께하는 생활이 뭔지를 느끼게 해준 소중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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