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밭에서 사는 땅강아지. 人蔘밭의 두더지와 土狗 인삼밭 일대에 서식하며 인삼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들 중 두더지와 땅강아지(土狗)는 특히 두드러진다. 「독(毒)의 이면에 약이 있고 해(害)는 이(利)를 내포한다」는 평범한 상식에 비추어 볼 때 이들 역시 양약(良藥)으로의 이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역(易)에서「비슷한 소리는 서로 호응하고(同聲相應) 같은 기운은 서로 따른다(同氣相求)」고 했듯이 인삼밭에서 서식하며 인삼을 즐겨 먹는 동물은 대개 인삼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간단히 말해 그것들은, 가공되지 않은 생삼(生蔘)을 섭취하고 공간 색소중(色素中)의 인삼분자를 흡수하여 체내에 새로운 영약(靈藥)을 합성해 내는 제약(製藥)회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더지와 땅강아지는 인삼을 섭취하면 인삼속에 함유된 독성(毒性)을 제거하고 약성을 보존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삼을 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키는 체질들도 두더지 땅강아지 등을 통해 간접섭취하면 전혀 이상이 없게 된다.
▲두더지=결핵 폐병 위장병 신경통 요통(腰痛) 중풍초기 고혈압 등의 제질병에 탁효가 있다. 두더지는 뭇별 가운데 토성정(土星精)을 응해 화생한 동물이므로 위장계통 질환과 토생금(土生金)의 원리에 따라 폐(金臟腑)계통 병에 효과가 나는 것이다. 산채로 술에 집어 넣어 죽은 뒤 꺼내 한번에 2~3마리씩 복용한다.
▲땅강아지=담낭결석 신장결석 요도결석 방광결석 임질(淋疾) 등에 탁효가 있다. 술에 하루저녁 담갔다가(酒浸一宿) 꺼내 불에 바짝 마르도록 볶은 뒤 분말하여 복용한다. 하루에 1~2회, 1회에 3~5돈씩 쓴다.
땅강아지(통째) 5돈과 결명자(決明子) 1냥(37.5g)을 썩어 달여서 복용하면 보양(補陽) 임질 등에 특히 효과가 높다. 또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 상품녹용(上品鹿茸) 3돈과 땅강아지 3돈을 가미하여 쓰면 보음(補陰) 보양(補陽)에 좋다. 땅강아지는 천상 23수(宿) 중의 묘성정(昴星精)을 응하여 화생한 동물이다.
삼밭의 두더지 땅강아지를 얼마나 복용해야 하는가는 인삼을 얼마나 섭취했는 가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고 그저 「인삼을 많이 먹은 것이 높은 효과를 낸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이들을 술에 담갔다가 쓰면 복용한 뒤에 알콜기운에 의해 약기운이 온몸에 빨리 퍼지고 또 잡스런 것들에 대한 소독작용도 겸하게 되므로 보다 효과적이다. 아무튼 이들이 삼밭의 해충(害蟲)이긴 하지만 특정 질병치료의 양약(良藥)으로 선용(善用)할 수 있는 만큼 약재(藥材)로서의 생산을 고려해 봄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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