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론
장부(臟腑)는 인체에 있는 내장의 총칭이다. 고대에는 장부론을 가리켜 ‘장상론’이라고 하였는데, 장상(藏象)이라는 말은 『소문. 육절장상론(六節藏象-)』의 ‘황제(黃帝)가 물었다. 장상이 무엇인지요?’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장상’이라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면, 장(藏)은 인체의 오장육부를 가리키고, 상(象)은 장부의 형태와 기능의 외재적 표현을 가리킨다. 장(臟)은 『내경』에서 ‘藏’으로 쓰이며 ‘저장한다’는 뜻이다.
장은 간심비폐신 다섯 개이며 합해서 ‘오장’이라 한다. 공통된 생리적 특징으로는 정, 기, 혈, 진액 등을 만들고 저장하는 것이다. 부(腑)는 『내경』에서 ‘府’로 쓰이며, ‘창고․집’의 뜻으로, 사람과 사물이 들어가고 나올 수 있으나 오래 머물 수 없다. 부는 담, 소장, 위, 대장, 방광, 삼초이며, 합해서 ‘육부’라고 한다. 육부의 공통된 생리적 특징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시키고 전달하는 것이다.
기항지부(奇恒之腑)는 그 기능이 육부와 다르므로 ‘이상한 부’라 하고 뇌, 골수, 뼈, 맥, 담, 자궁 여섯 개가 여기에 속한다. 이상한 부의 조직구조는 육부와 비슷해서 대부분 속이 비어있으나, 생리기능은 육부와 달라서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시키고 전달하지 않고, 장과 비슷하게 정기를 저장하는 작용을 한다.
담은 육부 중의 하나면서 이상한 부의 하나다.
즉 담은 간과 경맥으로 이어져서 표리관계를 이루며, 담이 분비하는 담즙이 소화를 도우므로 육부 중의 하나다. 그러나 담 자체는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시키고 전달하는 생리기능이 없고, 맑은 즙을 저장하는 점 등이 위나 대소장 등의 부와 다르므로 이상한 부에 속한다.
여기까지 장부와 이상한 부에 대해 『소문. 오장별론(五藏別-)』에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뇌, 골수, 뼈, 맥, 담, 자궁, 이 여섯 개는 땅 기운이 만든 것인데, 모두 음(?)을 저장하고 땅을 본받아서, 저장은 하되 배출은 하지 않으니, ‘이상한 부’라고 한다. 위, 대장, 소장, 삼초, 방광, 이 다섯 개는 하늘 기운이 만든 것인데, 그 기운이 하늘을 본받아서, 배출은 하되 저장은 하지 않는다.
이들은 오장의 더러운 기운을 받아들이며, ‘소화시키고 전달하는 부’라고 한다. 이것들은 (음식물이) 오랫동안 (몸안에) 머물지 않게 하며, 운반하고 배출한다. 항문 또한 오장이 시켜서 음식물이 오래 머물지 않게 한다.
오장이라는 것은 정기를 저장만 하고 배출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기가) 가득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음식물이) 차는 것은 아니다.
육부라는 것은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전달하지만 저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음식물이) 차지만 (정기가) 가득한 것은 아니다. 이런 까닭에 음식물이 입에 들어오면 위(胃)는 가득 차지만 장(腸)은 비어있고,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가면 장은 가득 차지만 위는 비게 된다.
그러므로 (육부는) (음식물이 잠깐) 가득 차되 (정기가) 가득하지는 않으며, (오장은) (정기가) 가득하되 (음식물이) 가득 차지는 않는다고 한다.” 장과 부 사이에는 상생, 상극의 관계가 있다. 『소문.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에서 ‘간은 힘줄을 낳고 힘줄은 심을 낳으며... 심은 피를 낳고 피는 비를 낳으며... 비는 살을 낳고 살은 폐를 낳으며... 폐는 피부를 낳고 피부는 신을 낳으며... 신은 골수를 낳고 골수는 간을 낳는다’고 하여 오장 사이에 상생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었다. 또 『소문. 오장생성론』에서는 ‘심은 혈맥과 합하고, 그 빛은 얼굴색에 나타나며, 신의 통제를 받는다.
폐는 피부와 합하고, 그 빛은 가는털에 나타나며, 심의 통제를 받는다. 간은 힘줄과 합하고, 그 빛은 손발톱에 나타나며, 폐의 통제를 받는다. 비는 살과 합하고, 그 빛은 입술에 나타나며, 간의 통제를 받는다. 신은 뼈와 합하고, 그 빛은 머리카락에 나타나며, 비의 통제를 받는다’고 하여 오장의 상극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와 같이 장과 부는 상생 상극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인체을 유지시킨다. 또한 장과 부 사이에는 생리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와 위를 예로 들면, 비는 소화 흡수와 운반을 맡고 위는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맡으며, 비의 기운은 올리는 것을 맡고 위의 기운은 내리는 것을 맡는 등, 비위는 각각의 작용을 가지며, 이밖에 소화 흡수 운반과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작용을 할때 서로 의존하는 소화과정을 갖는다. 그리고 비가 올리는 작용과 위가 내리는 작용은 상호통제와 상호생성의 작용을 일으킨다.
그리고 서로 작용이 다른 장과 부 사이에는 표리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소문. 혈기형지론(血氣形志-)』에서 ‘족태양방광경과 족소음신경은 표리관계를 이루고, 족소양담경과 족궐음간경은 표리관계를 이루며, 족양명위경과 족태음비경은 표리관계를 이루는데, 이것은 다리의 삼음경과 삼양경이다.
수태양소장경과 수소음심경은 표리관계를 이루고, 수소양삼초경과 수궐음심포경은 표리관계를 이루며, 수양명대장경과 수태음폐경은 표리관계를 이루는데, 이것은 팔의 삼음경과 삼양경이다’라고 하여 경락과 장부간의 표리관계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밖에 장부는 인체의 머리카락, 피부, 살, 혈맥, 힘줄, 뼈 등의 조직과 눈, 귀, 코, 입, 혀, 성기, 항문 등의 아홉 구멍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폐는 코로 구멍을 열고 피부를 주관한다.
심은 혀로 구멍을 열고 혈맥을 주관한다. 신은 귀와 성기와 항문으로 구멍을 열고 뼈를 주관한다. 이상에서, 장부의 개념과 작용에 대한 줄거리를 살펴보았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장부가 현대 인체해부학과 그 모양과 이름이 같은 내장이지만, 그 생리기능과 병리현상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생리학에서 말하는 심장(heart)은 혈액순환을 추진하는 펌프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말하는 심장은 가슴 속에 있으며 혈액순환 밖에,『영추. 사객편』에서 ‘심은 오장육부의 큰 주인으로, 정신이 머무는 곳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인간의 정신활동까지 맡고 있다.
이와 같이 한의학의 장부 개념은 인체의 유기적인 활동 중에서 생리기능과 병리현상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더욱 자세한 것은 생리학을 통해서 배우고, 간단히 오장육부와 이상한 부에 대해서 알아보자. (『韓醫學槪論』이 원본으로 삼은 책에선, 오장육부를 설명한 다음에 이상한 부도 설명했나 봅니다...)
제1절 오장 1. 간
1) 위치와 형태 간의 위치에 대해 명대 의가인 활수*의 『14경발휘(十四經發揮)』에 보면 ‘간은 치료는 왼쪽에서 하지만, 있기는 오른쪽 옆구리에 있고, 왼쪽 신장의 앞에 위(胃)와 나란히 있으며, 9번 등뼈에 붙어 있다’고 되어 있는데, 대략 가슴과 횡격막의 아랫부분, 오른쪽 옆구리 안쪽에 있다고 할수 있다.
그 형태에 대해서 『난경 42번 문제』를 보면, ‘간은 무게가 두근 넉냥이며, 왼쪽에 세 잎, 오른쪽에 네 잎, 모두 일곱 잎으로 되어있다’고 했고, 당대 양현조*의 해설을 보면 ‘간의 잎은, 크게 보면 두 개이고, 작게 보면 많다’고 했다. 역대의 의서에 모두 이와 같이 설명되어 있으나『천금요방(千金要方)』『의학입문(醫學入門)』등에는 무게가 넉근 넉냥이라고 했다.
2) 기능
(1) 혈액 저장 기능 간이 혈액을 저장한다는 것은, 혈액을 저장하고 혈액량을 조절하는 생리기능을 말한다. 『영추. 본신(本神)』에서는 ‘간은 혈액을 저장한다’고 했고, 『소문. 오장생성론』에서는 ‘사람이 잠을 잘 때는 혈액이 간으로 돌아와 저장되는데, 눈은 혈액의 영양을 받아야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혈액을 저장하는 데는 두가지 뜻이 있다. 즉 하나는 간이 일정한 양의 혈액을 저장했다가 인체 각 부분에 필요한 만큼 공급하는 기능이요, 다른 하나는 혈액부족을 방지하는 기능을 말한다. 혈액이 부족하면 어지럼증, 팔다리 마비, 월경량 부족, 가벼운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임상에서, 갑자기 화를 내서 피를 토하면 그 원인이 간에 있다고 하는데, 그 이론적 근거는 ‘분노는 간을 상하게 하고... 간은 혈액을 저장한다’에 있다. 왜냐하면 크게 화낼 때에는 정신적으로 강렬한 자극이 간기능에 영향을 주어, 간기가 치밀어올라 혈액을 저장하는 기능을 못하게 되고, 혈액은 기가 치밀어오름에 따라 피를 토하게 되기 때문이다.
(2) 장군 직책이며 계획을 냄 (군 참모총장) 간은 굳세고 성급하며, 움직이기 좋아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에 관하여 『소문. 영란비전론(靈蘭秘典-)』에서는 ‘간은 장군 직책이며 계획을 낸다’고 했고, 『영추. 사전(師傳)』에서는 ‘간은 장군과 같아 (눈을 시켜) 밖을 살핀다’고 하여 사기를 막는 기능에 대하여 설명했으며, 왕빙*도 ‘간은 용감해서 결단을 내릴 수 있다.
그래서 장군이라고 한다’고 했다. 또한 『갑을경(甲乙經)』에서는 ‘오장육부에서 간은 장군 노릇을 한다’고 하여, 간의 기능과 모양을 마치 장군 직책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3) 소설을 주관함. ‘소(疏)’는 ‘소통시킨다’는 뜻이고, ‘설(泄)’은 ‘발산한다’는 뜻이다. 간의 소통기능이 정상이면 기순환은 막힘없이 잘 통하고 조화를 이루며, 장부와 경락의 활동도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간이 소통기능을 잃으면 기가 오르고 흩어지며 잘 통하는 데 장애를 받아 기순환이 시원스럽지 못하거나 간기가 막혀서 맺히는 등의 병리변화가 나타나거나, 또는 기가 치밀어오르는 것이 심해져서 토혈(식도에서 나오는 피), 객혈(기도에서 나오는 피)을 하게 되고, 더욱 심하면 기궐증*이 된다. 3) 힘줄, 손발톱과 간의 관계 간은 힘줄을 다스린다.
『소문. 음양응상대론』에 보면 ‘간은 힘줄을 낳는다’고 했고, 『소문. 오장생성론』에서는 ‘간은 힘줄에 합한다’고 했으며, 『소문. 육절장상론』에서는 ‘간은 피로함을 견디는 바탕이니... 그 빛은 손발톱에 나타난다’라고 하여 간과 힘줄, 그리고 그 활동이 하나로 이어지는 관계가 있음을 설명했다.
손발톱이 단단한지 무른지 두꺼운지 얇은지, 또 그 색이 윤택한지 어떤지 등을 살펴 간이 건강한지 어떤지를 알수 있다. 임상에서, 간에 혈액이 모자라면 대개 손발톱이 연하고 얇아지고 색이 묽고 희게 되며, 또는 손톱이 푹 꺼진다. 또 나이를 많이 먹어 몸이 쇠약해지고 간에 혈액이 왕성하지 못할 때도 손발톱이 마르고 약해진다.
4) 눈과 간의 관계 눈과 간의 관계에 대하여 『영추. 맥도』에 보면 ‘간기(肝氣)는 눈으로 통하는데, 간이 조화로우면 눈으로 색을 구별할 수 있다’고 했고, 『소문. 금궤진언론(金匱眞言-)』에서는 ‘동쪽은 푸른색에 해당하는데 (간과 통하고), (간의) 구멍은 눈으로 열려있으며, 그 정기는 간에 저장된다’고 했으며, 『소문. 오장생성론』에서는 ‘사람이 잠을 잘 때는 혈액이 간으로 돌아와 저장되는데, 눈은 혈액의 영양을 받아야 세상을 볼수 있다’고 했다.
눈은 간의 기혈이 적시고 기르는 작용을 받음으로써 시각기능을 발휘하게 되므로, 간과 눈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므로 눈병에는 간을 치료해야 한다. 2. 심
1) 위치와 형태 『영추. 사전편』에 ‘오장육부는 심이 임금이 되는데, 결분*은 그 통로이므로, 빗장뼈 안쪽 끝뼈(괄골/176쪽)의 길이와 명치뼈(177쪽)의 모양으로 (심의 상태를) 살핀다’고 했고, 『유경도익(類經圖翼). 경락』에서는 ‘심은 폐관(肺管) 아래에 있고 횡격막 위에 있으며, 등뼈 5번에 붙어... 뾰족한 원을 닮았고, 모양이 연꽃의 꽃술처럼 생겼고... 심의 바깥은 붉고 누런 기름막이 싸고 있는데, 이것이 심포락*이다’라고 했다.
심의 위치는 가슴속, 횡격막 위, 폐 아래이며, 모양은 둥글면서 위가 뾰족하여 아직 피지 않은 연꽃과 같다. 『소문. 평인기상론(平人氣象-)』에 ‘위의 대락을 허리*라고 하는데, 횡격막을 뚫고 올라가 폐에 이어지고, 왼쪽 젖가슴 아래로 나와서 그 박동이 손으로 느껴지는데, 맥 중에서 종기(宗氣)가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바로 이 부위가 아프거나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마땅히 심병(心病)을 고려해야 한다.
2) 기능
(1) 임금 직책이며 정신을 냄 (대통령) 심은 인체 생명활동의 주인으로서, 장부 가운데에서도 맨윗자리를 차지하여 인체의 각 부분을 통제하므로, 이를 가리켜 ‘심은 몸의 주인이다’라고 했다. 『소문. 영란비전론』의 ‘임금 직책이며 정신을 낸다’, 『영추. 사객편』의 ‘심은 오장육부의 큰 주인으로, 정신이 머무는 곳이다’, 『소문. 선명오기론(宣明五氣-)』의 ‘심은 정신을 간직한다’ 등의 구절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사유활동이나 장부기능의 협조, 기혈의 흐름 등도 모두 심 기능에 의존하므로, 심을 생명할동의 중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심장에 병이 생기면, 두근거림, 답답증, 두려움, 불면증,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병증은 내상이나 외감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데, 내상*은 심장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거나 감정이 지나쳐서 일어나는 질병이고, 외감*은 육음*의 사기가 침범하여 열사(熱邪)가 심포*로 전해져서 일어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건, 모두 심이 주인 노릇을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병증이다.
(2) 혈맥을 주관하고 그 빛은 얼굴색에 나타남 『소문. 오장생성론』에서 ‘혈액은 모두 심에 속한다’고 하여 온몸의 혈액과 맥이 심에 속함을 설명했다. 온몸의 혈액은 맥을 따라 운행하며, 맥은 혈액이 운행하는 통로이다. 그러므로 『소문. 맥요정미론(脈要精微-)』에서는 심을 ‘혈액 창고’라고 했다. 심이 혈맥을 주관하는 기능의 정상여부는 얼굴색, 맥, 혀 색 등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얼굴에 그 빛이 나타난다고 했다.
심과 혈맥이 허약해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므로 얼굴색이 창백해지고 광택이 없어진다. 심기가 고갈되면 혈맥의 운행이 껄끄럽거나 막히고, 얼굴색은 본래의 발그스레함과 윤택함을 잃고, 어둡거나 퍼런 자주색을 나타낸다. 『영추. 경맥』에 보면 ‘수소음심경의 기가 끊어지면 맥이 통하지 않고, 맥이 통하지 않으면 혈액이 흐르지 않아, 얼굴이 윤택함을 잃는다. 그래서 얼굴이 검어 옻칠한 것 같을 때는 혈액이 먼저 손상된 것으로, 죽는다’고 했다.
이는 심과 혈맥의 관계를 증상으로 살펴본 것이다. 3) 혀와 심의 관계 『소문. 음양응상대론』에 보면 ‘심은 혀로 구멍을 연다’고 했고,『영추. 맥도』에서는 ‘심기는 혀로 통하므로, 심이 조화로우면 혀로 맛을 구별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모두 심과 혀의 관계를 설명한 것이다. 이 이론의 근거는 종종 심의 병증이 혀에 반영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음(心陰)이 허하거나 혹은 심화(心火)가 왕성하면, 혀끝이나 혀전체가 붉고, 혓바늘이 돋거나 혀가 부서지는(?) 것처럼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심양(心陽)이 허하거나 심기, 심혈이 모자랄 때는 혀 색이 옅고 어둔 빛이 나타난다. 심혈이 막혀 어혈*이 생기면 혀에 자주빛이 돌거나 어둡고, 죽은피가 점같이 나타난다. 병의 사기가 심에 들어가면 혀가 뻣뻣해지고 말이 굼뜬 증상이 나타난다. 4) 심포락 심의 바깥 둘레를 심포 또는 심포락이라고 부르는데, 심포락이 심을 둘러싸서 보호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소문. 영란비전론』에 보면 ‘단중(膻中)은 신사(臣使) 직책(대통령 비서실장)이며 기쁨과 즐거움을 낸다’고 했고,『영추. 창론(脹-)』에서는 ‘단중은 임금(심)이 있는 안쪽 성이다’라고 했는데, 이는 심포락이 심의 뜻을 전달하고 심의 명령을 대신 시행함을 설명하는 것이다.
심포락의 형체에 대하여, 장개빈*은 『유경도익. 경락』에서 ‘심의 바깥은 붉고 누런 기름막이 싸고 있는데, 이것이 심포락이다’라고 하여 심포락이 형체가 있다고 하는 반면에, 『난경. 25번 문제』에서는 ‘심포락과 삼초가 서로 표리관계를 이루며, 둘 다 이름만 있고 형체가 없다’고 하여 형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포락의 기능에 대하여 역대의 의가들은 비교적 일치된 견해를 갖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심포가 심을 대신해서 사기를 받는다’고 하여, 외사가 침입한다 하더라도 심은 임금이기 때문에 사기를 직접 받지 않고, 심포가 심을 대신하여 사기를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영추. 사객편』에서 ‘그러니까, 사기가 심에 있다고 하는 건, 사실 모두 심포락에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심포가 ‘심을 대신해서 사기를 받는다’는 학설은 후대의 의가들에게 영향을 미쳐, 온병학설의 외감열병에서 의식장애가 있거나 헛소리하는 등 심이 정신을 주관하는 기능이 장애를 받아서 생기는 병증을 ‘열이 심포에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이런 증상의 명칭은 현재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3. 비
1) 위치와 형태 비의 위치에 대하여 『소문. 태음양명론(太陰陽明-)』에서 ‘비와 위는 막으로 이어져 있다’고 했고, 『맥경(脈經)』에서는 ‘장문혈은 비의 모혈*인데, 배꼽 바로 옆, 마지막 갈비뼈 끝에 있다. 등에서 비수혈*은 가슴등뼈(흉추) 11번 아래에 있다. 이것이 비가 있는 부위다’라고 했으며, 더 나아가 『의관(醫貫)』에서는 ‘횡격막 아래에 위가 있는데 음식을 받아들여 소화시킨다.
그 왼쪽에는 비가 있는데, 같은 막으로 위와 함께 있고, 위* 위에 붙어 있다’고 하여 비위가 모두 뱃속에 있음을 설명했다. 비의 형태에 관하여 『난경. 42번 문제』에서는 ‘비의 무게는 두근 석냥이며, 폭이 3촌이고 길이가 5촌이며, 흩어져 있는 기름덩어리가 반근이다’라고 했고, 『의관』에서는 ‘그 색은 말 간처럼 붉은 자주색이고, 그 모양은 낫 같다’고 설명했으며, 『의학입문』에서는 ‘모양이 납작해서 말발굽 같이 생겼는데, 낫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난경』에서 말한 ‘흩어져 있는 기름덩어리’는 현대 해부학의 췌장(pancreas)이며, 말 간과 같이 붉은 자주색이고 모양이 말발굽처럼 평평하며 낫과 같다는 것은, 모두 비장(spleen)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므로 장상론에서 말하는 비의 형태는 해부학적 비장과 췌장을 포괄한다.
2) 기능 (1) 소화 흡수 운반을 맡음 운화(運化)는 ‘운반’과 ‘소화 흡수’라는 뜻이다. 비의 소화 흡수 운반 기능은, 음식물의 영양분(정미/精微:아주 순수하고 아주 작은 물질)을 소화 흡수 운반하고, 수분을 흡수 운반하는 두 가지 기능을 포괄하고 있다. 위의 소화작용과 소장의 청탁을 나누는 작용(淸:영양분/濁:똥오줌으로 버릴 것)으로 얻어진 영양분은 비의 소화 흡수 운반 기능에 의해 온몸으로 수송된다. 『소문. 태음양명론』에서 ‘팔다리는 모두 위*에서 기를 받으나 직접 경맥에 이를 수는 없고, 반드시 비에 의존해야만 기를 받을 수 있다’고 했고, 『소문. 기병론(奇病-)』에서도 ‘대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면 위에 저장되고, 비는 위를 위해 그 정기를 운행시킨다’고 했다.
또,『소문. 경맥별론』중에서 ‘음식이 위에 들어가면 그 정기는 넘쳐서 위쪽의 비로 운반되고, 비기는 이를 흩뿌려서 위쪽의 폐로 모여들게 하는데, (폐는) 물길을 조절하여 아래쪽에 있는 방광으로 흐르게 한다.
(여기서 생긴) 물의 정(精)은 밖으로 온몸에 퍼지고 안으로 오장의 경맥에 흘러든다’고 했다. 이것은 비가 음식물을 소화 흡수 운반하는 기능이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비가 수분을 흡수 운반하는 기능이 줄어들면 수분이 몸안에 머물게 되므로, 습(濕)이나 담음(痰飮) 등의 병리적 물질이 생기거나 부종이 생긴다.
그러므로 『소문. 지진요대론(至眞要大-)』에서 ‘습 때문에 생기는 부종, 창만 증상은 모두 비에 속한다’고 한 것과 같이, 비가 허해서 습이 생기는 것, 비가 담음을 만드는 것, 비가 허해서 부종이 생기는 것이 다 이것 때문이다. 예를 들면, 수분과 습이 위장 안에서 흡수되지 못하면 설사가 나오고 소변은 시원스레 나오지 않는다.
수분과 습이 살과 피부에 있어서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면 몸이 무겁고 붓는다.
(2) 혈액을 통제함 비가 혈액을 통제한다는 말은, 혈액이 맥 안에서 운행하도록 하고, 맥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통제하는 작용이다. 비가 혈액을 통제하는 기전*은 기가 혈액을 통제하는 것과 같다. 비가 혈액을 통제할 수 있는 까닭은, 비가 기혈을 만들어내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비가 소화 흡수 운반하면 기혈이 만들어지게 되고, 기가 혈액을 통제하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발휘된다.
만약 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을 통제하는 작용이 조화를 잃어 출혈성 질환이 생긴다. 예를 들어, 오랜동안 피똥을 누는 것이나 월경량이 많은 것, 자궁출혈 등이 발생한다. 이런 병증을 치료하려면 혈액을 비로 돌려보내거나 비를 보*해서 혈액을 길러야 한다.
3) 살과 비의 관계, 입술과 비의 관계 『소문. 음양응상대론』에 보면 ‘비는 살을 낳는다’고 했는데, 이는 온몸의 살이 비위가 소화 흡수 운반한 영양분에 의존하여 적셔지고 길러짐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므로 비위가 소화 흡수 운반을 잘 해서 온몸의 영양이 충실하게 되면 살이 튼튼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생긴다.
그 반대면 살이 마르고, 팔다리에 힘이 없는데, 심한 경우 살이 마르고 약해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한다. 비는 입으로 구멍을 내어, 비위가 소화 흡수 운반하는 기능과 식욕․입맛의 관계를 반영한다. 비위가 소화 흡수 운반을 잘 하면 식욕이 왕성하고 입맛이 정상이다. 그러므로『영추. 맥도』에서 ‘비기는 입으로 통하므로, 비가 조화로우면 입으로 음식물을 구별(?)할 수 있다’고 했다.
4. 폐 1) 위치와 형태 폐의 위치에 대하여 『영추. 구침론(九鍼-)』에서는 ‘폐는 오장육부의 덮개다’라고 했고, 『천금요방. 폐장병맥론(肺臟病脈-)』에서도 똑같은 소리를 해서, 폐가 인체의 장기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했다.
또한 『난경. 32번 문제』에서 ‘심과 폐는 횡격막 위에 있다’고 하여 폐가 가슴속에 있음을 설명했다. 폐의 형태에 대하여 『의관. 내경십이관(內經十二貫). 형경도설(形景圖說)』에서 ‘목구멍 아래에 폐가 있고, 두 잎은 희고 맑아 덮개가 되어 모든 장(臟)을 덮는다. 비어있으면서 벌집처럼 생겼고 아래로 뚫린 구멍은 없어서, 숨을 들이마시면 가득 차고 내뱉으면 비게 된다’고 하여 폐의 형태가 나뉜 잎사귀 모양이며, 질이 벌집처럼 성근 장기로 설명했다.
2) 기능 (1) 기를 주관함 폐가 기를 주관한다는 것에는 두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호흡기능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진기*를 지배하는 것을 말한다. 『소문. 음양응상대론』에서 ‘하늘 기운은 폐로 통한다’고 하여 폐는 몸 안팎의 기가 교환되는 장소이며, 폐의 호흡운동으로 밖의 맑은 기는 들이마시고 안의 더러운 기는 내뱉어서, 인체의 생명활동이 유지된다. 폐의 호흡기능은 ‘흩뿌리는 작용’과 ‘정화 하강 작용’에 의존하며, 흩뿌리는 작용과 정화 하강 작용이 정상이면 호흡이 원활하게 된다.
또한 『소문. 오장생성론』에서 ‘기는 모두 폐에 속한다’고 하여 온몸의 기를 주관한다고 했다. 폐에 이상이 있으면 보통 기침, 천식, 호흡이 순조롭지 못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폐가 호흡을 주관함을 설명한 것이다. 한편 ‘진기’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근본이 되는 기인데, 폐가 들이마신 공기는 진기를 형성하는 주요성분이 된다. 『영추. 자절진사론(刺節眞邪-)』에서는 ‘진기는 태어날 때 부여받은 것(元氣)과 음식물을 먹어서 생긴 것(穀氣)이 합해져서 온몸을 채운다’고 했다. 이것은 진기가, 폐가 들이마신 공기와 비가 흡수한 곡기에서 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기의 생성과 수송은 폐 기능과 뗄수 없다. 따라서 임상에서 피로, 호흡량 감소, 땀나는 증상 등의 기허증(氣虛證)은 폐허(肺虛) 때문이다. (2) 재상 직책 (국무총리) 『소문. 영란비전론』에서 ‘폐는 재상 직책이며 치절*(治節)을 낸다’고 했고, 『소문. 경맥별론』에서는 ‘폐는 모든 맥을 살핀다’고 했다.
이 말은 폐가 심을 도와서 혈액순환을 조절하고, 또 기혈을 순조롭게 하여 오장을 협조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심은 혈액을 주관하고 폐는 기를 주관하나, 이들은 상호협동해야 각자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각종의 혈증(血證)을 치료할 때에는 심을 다스리고 혈액을 다스릴 뿐만 아니라 기를 보하고 폐를 보하는 약물을 함께 써야 한다. 예를 들어, 대량 출혈의 경우에, 피멎게 하는 약을 쓰지 않고, 인삼을 재빨리 써서 기를 보하는 경우가 있다.
(3) 물길을 조절함 인체의 수분대사를 조절하는 기관으로는 비, 폐, 신, 삼초, 방광 등이 있다. 이 중 폐의 수분조절작용을 가리켜 ‘물길을 통하게 하고 조절한다’고 한다. 물길을 조절하는 기능은, 흩뿌리는 작용과 정화 하강 작용이 함께 연결되어 이루어진다. 흩뿌리는 작용은 수분을 온몸에 흩뿌리는 것인데 피부에 이르면 땀구멍을 통하여 배출된다. 정화 하강 작용은 수분을 방광으로 내려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폐는 위쪽 수원(水源)이다’, ‘폐는 수분의 흐름을 주관한다’ 등의 학설이 있게 되었다. 폐가 흩뿌리는 작용과 정화 하강 작용을 잃어버리면, 물길을 조절하는 기능에 영향을 주어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부종이나 담음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3) 피부를 주관함 피모(皮毛)는 몸 겉으로서, 피부와 가는털 등의 조직을 포괄하며, 땀을 분비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외사를 방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피부의 이런 기능은 위기(衛氣)의 작용이다. 몸겉에는 양기가 분포되어 있어서 기온의 변화에 따라 체온을 조절한다. 그러므로 『영추. 본장』에서 ‘위기는 살을 따뜻하게 하고 피부를 충실하게 하며 주리*를 튼튼하게 하고 (땀구멍을) 열고 닫는 작용을 주관한다’고 했다.
임상에서 보아도 폐가 허하면 양기도 허해져서 피부의 적응기능이 좋지 않아 감기에 걸리기 쉬우며, 심하면 헛땀(자한)이나 식은땀(도한)이 난다.
피부는 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소문. 오장생성론』에서는 ‘폐는 피부와 합하고, 그 빛은 가는털에 나타난다’고 했다. 4) 코로 구멍을 냄 폐는 호흡을 주관하는데 코는 호흡이 출입하는 문이다.
때문에 폐에 이상이 있으면 후각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영추. 맥도』에서는 ‘폐기는 코로 통하는데 폐가 조화로우면 코로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폐에 풍한(風寒)이 침입했을 때는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와 냄새를 모르게 된다. 만일 폐열(肺熱)이 심하면 정기가 사기를 배설시키지 못하여 기침, 천식이 생기고 호흡이 빨라진다. 5. 신
1) 위치와 형태 『소문. 맥요정미론』에서 ‘허리는 신을 담고 있다’고 하여 신이 허리에 있다고 했고, 『의관. 내경십이관. 형경도설』에서는 ‘신은 두 개가 있다... 14번 등뼈 아래에서 양옆으로 각각 1.5촌 되는 곳에 있다’고 했다.
신의 형태에 대하여 『난경. 42번 문제』에서는 ‘신은 두개인데, 무게가 한근 한냥이다’라고 했으며, 『의관. 내경십이관. 형경도설』에서는 ‘모양은 붉은팥 같고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꼬부장하게 등심에 붙어 있다.
겉은 기름덩어리로 덮여 있고, 속은 희고 겉은 검다. 각각 두 줄이 나 있는데, 위로 가는 줄은 심포에 이어지고 아래로 가는 줄은 병외혈(屛碨穴)을 지나 등뼈를 따라간다’고 했는데, 이는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신장(kidney)에 해당한다.
2) 기능 신은 장부학설 중에서 하나의 중요한 기관으로, 옛날 사람들이 말하기를 ‘신은 명문과 이어져 있는데, 안으로 진음과 진양을 담고 있어서 몸의 근본이 되고 삼초의 근원이 된다’고 했으므로, 이를 가리켜 ‘선천의 근본’ 또는 ‘성명(性命)의 근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보는 중요한 기능은 정을 저장하고, 수분과 뼈를 주관하며, 골수를 만들고, 귀로 구멍을 열고, 대소변을 다스리며, 그 빛이 머리카락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생식과 발육에 이상이 나타나고 수분대사가 장애되며, 뼈를 주관하는 기능과 생식 기능이 조화를 잃으면 이 때문에 허리가 나른해지고 뼈의 발육이 이상하게 되며, 혹은 호흡과 청력, 머리카락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3) 명문 명문(命門)이라는 말은 『내경』에서 최초로 보이는데, 『영추. 근결편(根結-)』,『영추. 위기편』에 ‘명문은 눈이다’라고 한 바와 같이 여기서는 눈을 가리킨다. 『난경』에서, 오른쪽 신을 명문이라고 했고, 명문이 모든 신정(腎精)이 저장된 곳이며, 명문에 남자는 정을 저장하고 여자는 자궁이 매여있다고 한 이후, 후세의 의가들이 중시하게 되어 명문의 위치와 생리기능에 대하여 여러 가지 견해가 등장했다. 이렇듯 명문에 대한 인식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다음의 네 가지 학설로 요약된다.
(1) 왼쪽은 신, 오른쪽은 명문이라는 학설 『내경』에서 신에 대해 말하긴 했지만 신을 좌우로 구분하지는 않았다. 또한『영추』에 보면 명문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눈을 가리키는 것일 뿐이다. 그러다가 『난경. 36번 문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왼쪽은 신이고 오른쪽은 명문인데, 명문은 정신이 깃드는 곳이다’라고 함으로써 명문에 대한 학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여기에서 명문이라고 하는 것은 오른쪽 신을 가리킨다.
(2) 두 신 모두 명문이라는 학설 명나라 때 우단*이 말하기를 ‘아, 두 개의 신은 진기(원기)의 근본이고 성명(性命)이 관(關)하는 것이다. 비록 오행 중 수에 해당하는 장이지만, 실제로는 상화(相火)가 그 속에 들어 있다.
멍청한 내 생각으로는, 두 신을 모두 명문이라고 봐야 옳겠다’고 했는데, 이는 오른쪽 신만 명문이라고 한 옛사람의 학설을 부정한 것으로서, 그는 두 신을 모두 명문이라고 봤다. (3) 명문이 두 신 사이에 있다는 학설 이 학설은 명나라 때 명문학설의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서, 장경악은 ‘신이 두개인 까닭은 감괘(8괘 중 하나)의 음효가 두개인 것과 같고, 명문은 감괘 가운데에 양효가 하나 있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그는 두 신 사이를 명문으로 본 것이다. 또한 조헌가* 역시 명문은 두 신 사이에 있다고 보았으며, 그 위치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를 ‘명문은 두 신에서 각각 1.5촌 떨어진 데에 있으니, 곧 몸의 한가운데(등줄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4) 명문은 두 신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운이라는 학설 이 학설은 명나라 때 손일규*가 『의지서여(醫旨緖餘). 명문도설(命門圖說)』에서 ‘명문은 곧 두 신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운인데, 수*도 아니고 화*도 아니다. 조화의 핵심이며 음양의 근본이니 곧 선천의 태극이다. 오행이 여기서 나오고, 장부는 명문을 이어받아 생기게 된다.
만약 수*나 화*에 속하고, 장이나 부에 속한다고 한다면, 형체와 질이 있는 것이 되니, 그렇다면 바깥에 마땅히 경락과 동맥이 있어서 진찰로 형체를 살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여, 명문의 위치는 두 신 사이이고, 형체와 질이 있는 장기가 아니므로 두 신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운이라고 했으며, 명문의 기능은 조화의 핵심이며 음양의 근본이라고 했다.
이와 같이 명문의 기능에 대한 인식이 여러 의가마다 다양하지만 한가지 공통된 점은, 명문을 생명의 중심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조헌가*의 말이 그 뜻을 좀 더 상세히 밝히고 있으므로, 여기에 소개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명문이 12경의 주인이다. 신은 이것이 없으면 작강(作强)을 할수 없어서 기교(技巧)가 나오지 않는다. 방광은 이것이 없으면 삼초가 기화를 하지 못해 물길이 시원스레 흐르지 않게 된다.
비위가 이것이 없으면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해 영양분이 나오지 않는다. 간담이 이것이 없으면 장군이 결단을 내릴 수 없어서 계획이 나오지 않는다. 대소장이 이것이 없으면 (음식물을 똥오줌으로) 변화시키지 못해 대소변이 나오지 않는다. 심이 이것이 없으면 정신이 흐려져서 일마다 반응할 수가 없다. 그러면 임금이 밝지 못하니 모든 직책이 위태롭게 된다.
비유하자면, 밤에 주마등도 없이 큰 산에 가는 것과 같다. 절하는 것(拜)과 춤추는 것(舞)은 하나라도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중에 오직 하나가 있는데, 불이다. 불이 왕성하면 움직임이 빠르고, 불이 쇠퇴하면 움직임이 느리며, 불이 꺼지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배.오.비.주(拜.午.飛.走)는 몸에 늘 있는 것이다.” (『의관. 내경십이관론』) 근래의 명문에 대한 인식은 학설 간에 논쟁이 많지만 임상에서는 신양(腎陽)의 작용을 명문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이는 곧 인체 열 에너지가 시작하는 곳으로서 원양(元陽) 또는 진화(眞火)라고 부르기도 하며, 신에 저장된 선천의 정이나 후천의 정을 막론하고 모두가 일정한 온도, 즉 명문에서 시작하는 열에너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과학적 의미로는 명문을 교감신경절*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신음과 신양의 관계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간의 상호 영향․통제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또한 신양이 허한 환자 가운데는 부신피질 호르몬을 써서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아, 신양이 허하다는 것은 뇌하수체-부신피질 계통이 잘 흥분하지 않는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다. 이상과 같이 명문에 대한 현대적 접근이 여러 각도에서 시도되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2절 육부 1. 담 담은 간에 딸려 있고 간과 서로 이어져 있으면서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시키고 정신활동에서는 결단을 주관하는 작용을 함으로써, 간을 도와 그 기능을 완전하게 하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간과 담은 표리관계에 있다고 한다.
장경악*은 ‘담은 중정(中正) 직책(대법관)이며 맑은 즙을 저장하고 있어서, 중심을 지키는 깨끗한 부라고 한다’고 했고, 『난경』에서는 ‘간의 남은 기운이 담으로 들어가 모여서 맑은 즙이 된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맑은 즙이란 곧 담즙을 가리키는 것이다.
담은 비록 육부의 하나이긴 하지만 바깥과 직접 닿는 것도 아니고, 음식물이나 음식물 삭혀진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며, 단지 담즙을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기능만 하기 때문에, 이를 가리켜 ‘이상한 부’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담즙 배설이 조화롭지 못한 경우에는 소화에 영양을 미치거나 황달 현상을 일으키게 되고, 담즙은 본래 쓴 맛에 누런 색이므로, 담이 병들면 담화*가 치밀어올라 입이 쓰고 쓴물을 토하며, 담즙이 밖으로 흘러넘쳐서 얼굴과 눈, 온몸에 누런 색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담의 병리상 특징은 열이 발생하기가 매우 쉽고, 이에 따라서 입이 쓰고, 목구멍이 마르고, 어지러우며, 옆구리가 아픈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족소양담경의 순행과 관계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소문. 육절장상론』에서는 ‘담은 대법관이니 결단을 내린다’, ‘11개 장부가 모두 담의 결재를 받는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담은 사물을 판단하고 결단을 내리는 능력을 가진 정신의식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런 결단기능은 정신에 자극을 주는 불량한 요소들을 방어하거나 제거하여 기혈의 정상적인 운행을 유지함으로써, 장기들 사이의 상호협동 관계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담기가 호탕 씩씩하고 과단적인 사람은 정신에 미치는 자극이 격렬하다고 해도 그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회복도 비교적 빠르지만, 담기가 허약한 사람은 이때문에 병에 걸리는 일이 많다.
임상에서 볼수 있는 이런 증상, 잘 놀라고 두려워하는 증상, 불면증, 꿈을 많이 꾸는 증상 등은 바로 담기가 허해서 나타나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이에 관하여 『소문. 기병론』에서는 ‘이런 사람들은 여러번 심사숙고해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담이 허해지고 담기가 위로 흘러넘쳐, 입이 쓰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런 종류의 환자는 담을 중심으로 치료해야 한다.
2. 소장 소장은 위로 위, 아래로 대장과 서로 이어져 있으면서 음식물을 소화하고 진액을 퍼뜨리며 노폐물을 배설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소문. 영란비전론』에서는 ‘소장은 수성(受盛) 직책이며 소화된 음식물을 낸다’고 하여, 소장의 주된 기능이 위에서 내려온 소화된 음식물을 받아서 그것을 다시 소화시키고 청탁(191쪽)으로 나누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음식물 중 영양분인 맑은 것(청)은 소장으로 흡수된 후 비의 작용에 의하여 온몸 각 기관과 조직에 전해져 그곳에서 나름대로 쓰이고, 더러운 것(탁)은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로서 난문(闌門:소장과 대장의 경계)을 지나 대장으로 가는데, 그 중에서도 수분은 소변으로 방광을 통해 배설되며, 고체 성분은 대변으로 항문을 통해 배설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장의 기능은 잘 통하게 하고 아래로 가게 하는 것이 순리이므로, 치료에서도 소통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래서 만약 실증(實證)에 속하는 한기(찬기운)가 맺혀있는 상태, 열기가 맺혀있는 상태, 기가 맺혀있는 상태, 혈액이 맺혀있는 상태, 음식물이 맺혀있는 상태, 기생충이 몰려있는 상태 등에 의해 소장 기능이 조화를 잃으면 기순환이 좋지 않게 되어, 배에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병리적으로 ‘통하지 않으면 아프게 된다’고 한다.
또한 허증(虛證)에 속할 경우에는 오랜 통증, 따스한 걸 좋아하고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상태, 가라앉고 느리면서 힘이 없는 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소장의 화물(化物)기능이 조화를 잃으면 음식물의 소화 흡수가 장애를 받아 창만증,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청탁을 나누는 기능이 조화를 잃으면 소화 흡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소변 이상도 나타나게 된다. 즉 소장에 화(火)가 있거나, 수소음심경의 열이 소장으로 번진 경우에는 소변이 붉고 양이 적은 증상, 오줌이 시원스레 나오지 않으면서 아픈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3. 위 위는 횡격막 아래에 있으면서 위로는 식도와 만나고 아래로는 소장과 통하는데, 위의 위쪽 구멍을 분문(噴門) 또는 상완(上脘)이라고 하며, 아래쪽 구멍을 유문(幽門) 또는 하완(下脘)이라고 한다. 그리고 상완과 하완의 사이를 중완*이라고 하며 상중하 3완을 통틀어서 위완*이라고 한다. 위의 주요한 기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시키는 것이며, 위기(胃氣)는 하강을 주로 하며 습한 것을 좋아하고 건조한 것을 싫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식도를 지나 위로 들어가기 때문에 위를 가리켜 ‘큰 창고’ 또는 ‘음식물 바다’라고 한다. 여기에서 ‘바다’라고 한 것은 바다와 같이 받아들이기를 잘 한다는 말이다. 명대 장경악*은 ‘위는 받아들이는 것을 맡는다’고 했는데, 이는 위가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기관임을 설명한 것이다. 또한 위는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받아서 소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에 대해 『난경. 31번 문제』에서 ‘중초*는 중완에 있으며 위나 아래로 치우쳐 있지 않고 음식물 소화를 주관한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중초’란 곧 비위를 가리킨다.
위 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위기(胃氣)에 의해 잘 삭혀져 죽 같은 상태로 변한 다음 소장으로 보내지며, 그 가운데에서 영양분(아주 순수하고 아주 작은 물질)은 비의 소화 흡수 운반 기능을 통해서 온몸을 영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위 기능이 없다고 하면 음식물 소화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되며 영양분이 비로 보내지는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소문. 경맥별론』중에서 ‘음식이 위에 들어가면 그 정기는 넘쳐서 위쪽의 비로 운반되고, 비기는...’라고 한 것은 위가 가진 소화기능을 뭉뚱그려 설명한 것이다. 병리에서 만약 위가 음식물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에는 밥먹기를 싫어하거나 밥생각이 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위의 소화기능이 떨어질 경우에는 소화가 안 되면서 배가 아프고 체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4. 대장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되어 있는데 결장은 위로 난문*, 아래로 직장에 이어지며 직장 아래는 항문이다. 대장 경맥은 폐에 이어져 있다. 대장은 음식물 찌꺼기를 나르는 작용을 한다.
즉 소장에서 온 소화된 음식물을 받아서 나머지 수분을 흡수하는 동시에 찌꺼기는 대변으로 배출하므로, 대장을 ‘전달하는 부’라고도 한다. 또한 대장은 대부분의 수분을 흡수하므로 ‘대장은 진액을 주관한다’고 한다. 대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전달 기능이 조화를 잃어 변비, 설사, 복통, 뱃속에서 소리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수분의 재흡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도 역시 설사가 나온다.
변비는, 대장이 허하면 전달 기능이 무력해져서 허증 변비가 되고 대장에 실열(實熱)이 있으면 진액이 메말라 대장의 진액이 다해서 변이 굳게 되니, 허증 변비에는 촉촉히 적시는 방법을 쓰고 실열 변비에는 세게 설사시키는 방법을 써야 한다. ‘대장은 항문을 맡는다’고 하므로 대장에 열이 맺혀서 항문이 제 구실을 못하면 치질이 생긴다.
또, 대장이 풍*을 맞거나 대장에 열이 맺히면 항문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습열*이 대장에 쌓이고 맺히면 대장의 기순환이 좋지 않아 복통이나 이급후중(아랫배가 당기면서 똥은 마려운데 잘 나오지 않고 뒤가 무지근한 증상)이 나타나고, 장의 기혈이 손상되면 피고름을 싸거나 항문이 뜨거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대장 습열에 의해서 장옹*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장 이상 때문에 기침, 천식이 발생하기도 하며, 또한 여기에는 허실(虛實)의 구분이 있다. 기순환이 좋지 않은 것과 목구멍에 이물질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고, 실*한 경우에는 가슴과 배의 창만증, 기침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 발열(發熱)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허*한 경우에는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서로 다르다. 대장 경맥과 관계있는 증상으로는 치통, 목이 붓는 증상, 눈 흰자위가 노래지는 증상, 입이 마르는 증상 등이 있다. 5. 방광 방광은 아랫배에 있으며 신에서 내려온 수분을 받아 증발시키고 소변을 저장하거나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 방광은 수분대사를 맡은 기관 중 하나로서, 이에 관하여『소문. 영란비전론』에서는 ‘방광은... 진액을 저장하고, 기화*를 통해 오줌을 내보낸다’고 했는데, 여기서 기화*는 방광안에 있는 태양* 기운을 가리킨다. 방광은 신과 표리관계를 이루고 있어서, 신에 원양(元陽)이 있는 것처럼 방광에도 양기가 있다.
방광안의 수분은 기화작용을 거쳐서 맑은 것은 위로 증발시켜 기가 되거나 몸겉으로 보내져서 땀이 되며, 더러운 것은 아래로 흘러 오줌이 되는데, 이런 진액기화작용은 신양*이 주관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방광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른바 ‘방광은 진액을 기화시킨다’는 학설이 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방광 기화작용이 조화를 잃으면 소변이 시원스레 나오지 않거나 융폐증*이 나타나고, 저장작용이 조화를 잃으면 오줌을 많이 누거나 오줌이 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6. 삼초 1) 개념 삼초는 상초, 중초, 하초를 함께 이르는 말이며, 장상학설에서 육부 중 하나다.
지금까지 삼초에 대해서 여러 관점과 논쟁이 있었으나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인체 부위 이 개념에 따르면 인체와 체내 장기를 상초, 중초, 하초, 세 부분으로 나눈다. 즉 상초는 가슴과 머리, 심폐를 포괄하고, 중초는 윗배와 비위를 포괄하며, 하초는 아랫배와 성기, 간신을 포괄한다.
(2) 진액 통로 『소문. 영란비전론』에서 ‘삼초는 결독(決瀆) 직책이며 물길을 낸다’고 하여, 삼초의 기능이 주로 진액을 기화시키는 것과 물길을 잘 통하게 하는 것임을 설명했다. 그리고 폐.비.신.위.대장.소장.방광 등의 내장은 인체 수분대사를 조절하는데, 이를 총칭하여 ‘삼초기화’라고 한다. 삼초 각각의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영추. 결기편(決氣-)』에서 ‘상초는 열고 펴니, 영양분을 흩뿌려서 피부를 따뜻하게 하고 몸을 충실하게 하며 머리카락을 윤택하게 한다. 마치 안개나 이슬이 적시는 것과 같은데, 이것은 기를 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상초가 안개와 같다는 것은, 폐가 위기*와 진액을 흩뿌리는 것을 말한다. 『영추. 영위생회편(營衛生會-)』에서 ‘중초는 위(胃)와 함께 있는데, 상초 뒤에 나온다. 중초가 기운을 받는다는 건, 소화된 음식물을 청탁*으로 나누고 진액을 증발시키며 영양분을 변화시켜, 위의 폐맥(肺脈)으로 보낸 다음 혈액을 만들어 온몸을 영양하는데, 이보다 귀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홀로 경맥속을 운행하는 것을 영기*라고 한다’고 했다. 여기서 중초가 거품과 같다는 것은, 비위가 영양분을 소화 흡수 운반하여 기혈을 만드는 근원이 됨을 가리킨다. 『영추. 영위생회편』에서 ‘하초는 대장을 별(別:?)하고 수분을 방광으로 보내 스며들게 한다. 그러므로 음식물은 항상 위에서 소화되고, 그 찌꺼기는 대장으로 보내지며, 수분은 청탁*으로 나누는 과정을 거친 후 하초를 따라 방광에 스며든다’고 했다.
여기서 하초가 도랑과 같다는 것은, 소장이 액*(진액 중에서 액)을 주관하고, 대장이 진*을 주관하며, 신과 방광이 수분을 조절하고 오줌을 배설시키는 기화기능을 모두 가리킨다. (3) 변증 개념 뒤에서 설명할 삼초변증은 외감열병의 증후를 구별하는 방법의 하나로, 위에서 말한 삼초의 부위과 기능을 결합하여 외감열병에 응용한 것이다.
즉 상초병은 외사*가 폐를 침범하고 사기가 위분(衛分)에 있으며 외사가 심포에 거꾸로 전해지는 등의 증후를 포괄하고, 대개 외감열병 초기에 속한다. 중초병은 열이 위와 장에 맺힌 것과 비위 습열 등의 증후를 포괄하고, 대개 외감열병 중기에 속한다.
하초병은 사기가 깊이 들어가고 신음*이 소모되며 간혈* 부족, 음허* 때문에 풍증이 나타나는 것 등의 증후를 포괄하며, 외감열병 말기에 속한다. 이와 같이 삼초변증의 삼초 개념은 병의 위치를 판단하고 병의 기전을 구분하는 데 기준이 된다.
2) 형태 상초는 안개와 같고 중초는 거품과 같으며 하초는 도랑과 같다.
상초는 주로 양기를 내서 피부와 살 사이를 따뜻하게 하는데 안개나 이슬이 적시는 것과 같으므로 상초를 안개 같다고 한다.
중초는 음식물을 영양분으로 변화시켜 위로 폐에 보내 혈액이 되게 한다. 그리고 혈액을 경맥 속으로 돌게 하여 오장과 온몸을 영양하게 한다. 그러므로 중초를 거품 같다고 한다. 하초는 소변과 대변을 때맞추어 잘 나가게만 하고 들어오지는 못하게 한다. 그리고 막힌 것을 열어서 잘 통하게 한다.
그러므로 하초를 도랑 같다고 한다. 삼초란 몸 속을 가리켜 하는 말인데 위와 장까지 포함하여 맡아보는 기관이다. 가슴과 횡격막 위를 상초라 하고, 횡격막 아래와 배꼽 위를 중초라 하며, 배꼽 아래를 하초라고 하는데, 이것을 삼초라고 한다.
3) 위치 상초는 명치 아래에 있는데 횡격막 아래와 위(胃)의 위쪽 구멍 사이에 있다. 이것은 받아들이기만 하고 내보내지는 않는다. 치료하는 혈은 단중혈인데 옥당혈에서 1.6촌 아래로 내려가 있다. 즉 양쪽 젖 사이의 오목한 곳이다. 중초는 중완* 부위에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은 곳에 있는데 주로 음식물을 소화시킨다.
치료하는 혈은 천추혈(배꼽 옆)이다. 하초는 배꼽 아래부터 방광 윗구멍 사이에 있는데 청탁을 가려내고 주로 내보내기만 하고 들어오지는 못하게 하면서 아래로 전달한다.
치료하는 혈은 석문혈(배꼽 아래 2촌)에 있다. 또한 머리에서 명치 끝까지를 상초라고 하고, 명치 끝에서 배꼽까지를 중초라고 하며, 배꼽에서 발까지를 하초라고도 한다. 삼초에 해당하는 부위는 기충*인데 기충은 음양이 소통하는 길이다.
족양명에서 음식물이 소화되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기를 삼초가 받아 십이경맥으로 보내서 위아래를 영양하며 잘 돌게 한다. 그러므로 기충이 삼초의 기를 돌게 하는 창고*라는 것을 알수 있다.
상중하 삼초의 기는 하나가 되어 몸을 보호한다.
삼초는 완전한 부가 아니므로 형체는 없고 작용만 있다. 또한 상초는 안개와 같으므로 기*라고 하고 하초는 흐르는 도랑과 같으므로 혈액*이라고 하며 중초란 기와 혈액이 갈라지는 곳을 말한다.
심폐에 만일 상초가 없으면 어떻게 영혈*과 위기*를 주관할 수 있으며, 비위에 만일 중초가 없으면 어떻게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가 있고, 간신에 만일 하초가 없으면 어떻게 진액을 잘 나가게 할수 있겠는가. 삼초는 형체가 없고 작용만 있는데 모든 기를 통솔한다. 즉 삼초는 음식물의 길이며 기를 생겨나게도 하고 없어지게도 한다.
4) 기능 상초는 위의 위쪽 구멍에서 나와 식도와 나란히 횡격막을 뚫고 올라가 가슴 속에서 퍼지고, 겨드랑이에서 태음* 부분을 따라가다가 다시 양명*으로 돌아와서, 위로 올라가 혀밑에 이른다. 맥기는 항상 영(營)과 함께 양으로 25번 돌고 음으로 25번 도는데, 다 돌고 나서는 다시 수태음*에 모인다. 이것을 위기(衛氣)라고 한다. 중초는 위의 가운데서부터 상초 뒤로 나오는데 음식물의 기를 받아들이고 찌꺼기는 내려보낸다.
또 진액을 증발시키고 음식물을 영양분으로 바꿔서 폐맥*으로 올려 보내 혈액이 되게 한다. 혈액을 온몸으로 전달하여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데에 영기(營氣)가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영기*는 경맥 속을 따라 돈다.
하초는 대장에서 갈라져 방광으로 뚫고 들어간다.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으로 내려가면 하초가 물기를 분리하여 방광으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