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곰이라고 있어요, 거북같은 거, 납작한 거 있어요. 그놈은 참 힘이 있어요, 호랭이도 피해야지.
그놈이 느물느물하고 호랭이 뒷다리를 번개같이 쥔대. 아가리 바싹 찢어버린대.
호랭이도 그 앞에는 맥 못써. 코끼리도 못당해. 곰이란 코끼리를 코를 뚝 짤라버리면 그만이야. 거 맥 못써요. 코끼리 혹 사막에서 코가 없는 거 있잖아요.
곰은 갖 낳은 걸 키워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해요, 심부름을 그렇게 잘한대. 애기 궁둥짝 때리는 걸 배우면 탁 때려 박살난데. 애기 가슴 토닥거려서 잠재우는 거 보이면 큰 일나. 발로 두드려서 납짝하게 만들어 버리니까.
우리 어려서도 백두산에 곰을 키우는 사람 많았어. 방아 찧는데 그렇게 잘 찧는대. 맷돌 종일 돌리고, 장작도 잘 패고, 나무 해오라면 산에 가서 나무 뚝 짤라서 메고 온대. 왜놈 나오고 왜놈이 싹 다 잡았어.
사람의 집에서 사람이 키우는 곰은 순은 해요. 밥찌끼 조금 먹이면 배곺 죽을라고 그래요. 아무거나 잘 먹어. 도토리 제일 잘 먹어요. 그런데 그건 뭐이고 다 잡아오는데. 노루는 원래 빨라서 안되고, 사슴도 그러고, 따라갈 수 있는 건 다 잡아 와.
심산에 가면 불개미 사느 덴 불개미 한가마니 넘어요. 곰이 불개미 잘 먹어. 벌꿀 좋아하고. 고놈이 약기도 무척 약아요. 벌이 꿀치는 나무는 나뭇잎이 누래요. 주둥이로 싹 뜯어서 꿀어 꺼내 먹어요.
높은 산에서 봐서 나뭇잎이 누릿누릿하면 벌꿀 치거나 구렝이 있거나, 구렝이 들어가 있는 놈이 많아.
구렝이는 마른 불 놓면 대번 죽어. 꿀든 건 꿀이 많아요. 그런데 그것도 재수있어야 해. 난 산속에 그렇게 오래 있어도 못봤거든. 한 섬이라는 거 도라무통 두 개거든. 한 섬 든 거 있다거든. 그건 1초롱에 지금 돈 100만원도 돼요, 큰 부자요.
큰 돌틈에 벌이 꿀쳐놓면 곰이 알아내고 돌안고 들어가서, 무거운 거, 야문 거는 들어보면 알거든. 돌 안고 들어가 며칠이고 두드려서 꿀 있는 데까지 깨고 들어가 기어코 먹어요.
절벽에 꿀 있는 줄 알면 곰이 혓바닥 내밀고 절벽에다 침을 발라놓아. 벌이 곰의 침 빨아먹느라고 모여들면 벌 핥아 먹고 꿀먹고 반반하면 가버려.
곰은 옥노가지고 잡는데 곰이 화가 나가주고 웅담이 많이 줄어드는 수가 있어요. 함정이 좋아요. 창으로 자꾸 찌르고 해도 줄어요.
이중태라고, 병자 정축년(1936년 1937년) 눈이 많이 왔는데 깊은 덴 12자, 바닥에 내려와선 9자 왔거든, 그쪽엔 눈이 많아요, 녹지도 않고. 곰이란 놈이 눈 위, 사람이 댕겨도 끗떡 안해요, 거긴 추워서 눈이 얼음짱 돼 있으니까,
돼지 댕기면 빠지고, 사람들이 곰잡는다고 나섰는데 가다가 보니까 앞에 눈이 들썩들썩하거든, 눈에 빠진 산돼지를 만났다?
고개 쳐드는 걸 도끼로 내려 찍으니, 거 아플 거 아니오? 찍긴 찍었는데 그놈이 아파 휘저으니까 도끼자루 쥔 사람이 공중나가 떨어지니. 눈에 빠져서 도망은 못가고.
엠왕 가지고 골통을 쏘니까 거 맞은 자리만 뚫어져, 확 부수고 나가지 않고. 산짐승은 대구리 아주 야물어요. 소처럼 박 부숴지는 줄 알다가는 큰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