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희안하다.
지난번 영구법을 했을 때, 왼쪽 갈비뼈에서 멈췄었다. 이렇게 말하면 아마도 영구법을 경험해 보지 못하신 분들께선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경험해보신 분들은 무슨 얘긴지 아실게다.
영구법을 해보면 몸에서 화기가 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처음엔 무작정 뜨겁지만, 계속 그렇게 가지는 않는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몸 안에서 뜸불을 받아들일 만한 힘이 받쳐 주게 된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고비를 지나신 분들께서 ‘뜰만 하다’고 하실 때가 바로 이 때를 일컫는 말이다.
어느 정도 뜨거움을 견딜 힘이 생기면 그 때부터는 화기의 흐름을 찬찬히 관(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뜸장이 오를때마다 느낌이 많이 변하기도 한다. 무한정 불이 퍼져나가는 것만 같을 때도 있고, 칼로 푹 후비듯한 고통이 수차례 지나기도 하며, 불꽃이 머리끝까지 오르다가 발끝까지 도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 다음에 또 어떤 곳을 후빌지 기대 되기도 한다.
하도 아프다보니 첨엔 어떡해서든 덜 아플라고 애를 쓰다가, 악다구니를 써봐도 안된다는걸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이런 식으로 자포자기 하게 된다.
‘그래, 이번엔 여기를 공략했구나 ...... 담엔 어디냐?’ ^^; --+
우리나라 민요가락처럼, 강하게 죄어주었다가 한없이 풀어주었다가 하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뜸불을 즐기게 되는 경지(?)에 까지 가게 될 수 있다.
암튼, 왼쪽 갈비뼈(내게는 명골(命骨)^^)에서 멈췄는데, 이상하게도 구용론을 할 제, 멈췄던 그 왼쪽 갈비뼈가 아픈거다. 그 때와 같은 자리다. 왜 그럴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