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못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
현 의료제도 모순 책으로 비판
기존 판례의 잘못된 점 등 지적
의료개혁 내용·구체적 방법 제시
“한국의 의료는 절대 혁신돼야 한다”
지난 92년 무면허 침구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병을 고치는 사람이 진정한 의사다”라는 말을 남겨 세상에 화제를 뿌렸던 울산지법 황종국 부장판사(52ㆍ사법시험 24회). 그가 최근 ‘의사가 못 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를 펴내고 또다시 현 의료제도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자는 권당 320여 쪽에 달하는 3권의 책을 통해 의료분야에 있어서는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의료현실의 뿌리깊은 병폐를 그 어떤 전문가보다도 더 정확하게 찾아내 대증요법이 아닌 근본치료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1권에서는 한국 의료계의 참담한 현실을 고발하고, 제도적으로 핍박받고 있는 한국 민중의술의 우수한 치료사례를 꼼꼼하게 기록하면서 그 치료능력의 근거까지 참신하게 분석하고 있다. 2권에서는 의사(양의사와 한의사)들이 병을 잘 못 고치는 이유와 우리 의료제도가 엉터리인 논리적 근거, 기존 판례의 잘못된 점 및 그로 인한 엄청난 폐해와 손실까지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3권에서는 우리 의료현실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역사와 문화의 상실에서 초래됐다고 지적하며 우리 역사와 문화의 혼을 회복함으로서 진정한 의료개혁을 이루자는 내용과 그 구체적 방법, 의료개혁을 통한 국가발전전략까지 담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참담한 현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진다. 저자는 참담한 한국 의료계의 현실에 대한 해답으로 병을 잘 고치는 이들이 값싸게 환자를 고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 즉 제도적인 개선을 통한 의료계의 혁신을 부르짖는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법으로 가장 병을 잘 고치는 의술이 한국 민중의술이라고 주장한다. 잘못된 제도에 억눌려 전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 의술을 원래대로 누구에게나 개방해 제1차적 치료수단으로 폭넓게 활용하자는 것이 그가 말하는 의료개혁의 핵심요지다.
그는 1953년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근무하면서 성균관대 법학과를 다녔다. 82년 사법고시 합격이후 2002년 2월부터 2005년 2월까지 3년간 부산지방법원 의료사건 전담 재판장을 맡으면서 한국 의료계의 실상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현재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로 봉직하고 있다.
※ "의사가 못 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 ※
이 글은 부산지역 의료사건 전담 재판관을 맡고 계시는 황종국 부장판사님의 "의사가 못고치는 환자는 어떻게하나?" 를 저술하면서 책을 펴내는 이유를 밝히는 글입니다.
이글은 도서출판 우리문화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부끄럽다. 참담할 정도의 부끄러움이 이 책을 쓰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생명 하나 받아서 이 땅에 태어나 사람이라고 산다. 생명이 없으면 아무 것도 없다.
헌법이 최고 이념으로 삼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도, 부모형제도, 처자식도, 조국도, 아니
우주조차도 없다. 생명은 존재 자체이자 절대가치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한 평생 살면서 가장 괴로운 일은 그 생명이 좀먹히는 것이고, 병에 걸려 고통 당하는 것은 그 대표적 현상이다.
병이 들면 누구나 의사에게 간다. 그렇게 해야 된다고 배우면서 자랐다.
그런데 의사가 병을 다 고쳐주던가? 얼마나 고쳐 주던가? 의사들, 한의사들 스스로
하는 말이 20~30%이다. 그것도 후하게 봐준 것이란다. 나머지 70~80%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희안하게도 「대~한민국」 의 의료법은 의사나 한의사 아닌 사람에게 가서는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한다. 그들이 20-30%밖애 못 고친다고 자인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이는 70~80%의 환자더러 스스로 고치든지, 아니면 않다가 죽으라고 명령하는 것에
전혀 다름 아니다. 세상에, 내 병 내가 고치고 내 생명 내가 지키겠다는 데, 누가 치료를 받아도 된다 안 된다 할 수 있단 말인가?
국가가 법률로 나의 치료수단 선택권을 제한한다면 국가가 내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기라도
하겠단 말인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이 나라, 이 백성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 풍토와 의료 자질을 타고났다.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문화의 전통과 의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의사와 한의사는 20-30%밖에 못 고치지만, 이 땅의 이름 없는 민증의료인들은 적어도 80~90%의 환자를 능히 고쳐낸다.
나는 12년간 병원을 다니며 않던 지병을 너무도 간단한 쑥뜸으로 고친 후 지금까지 22년 동안 민중의술의 경이로운 치료능력을 수없이 경험하고 확인하였다.
전신이 마비되어 식물인간 상태인 67세의 할머니가 30일간의 단식을 통하여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직접 지켜보았다.
말기 간경화증으로 절박한 죽음의 고비를 및 번 넘긴 어느 분에게 쑥뜸을 하게 하여 서너 달만에 병원에서 검사결과가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기도 하였다.
중풍으로 한방병원에 열흘 넘게 입원하였으나 점점 증세가 악화되어가던 친 형님을 퇴원시켜
30분간 침을 맞고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였다.
관절과 근육을 다쳐 화장실 출입도 업혀서 하던 사람이 침을 세 번 맞고 정상적으로 걸어다니는 것을 보았다. 오른 팔이 올라가지 아니하여 수십 번 병원을 드나들었으나 효과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을 잠깐 만져 1분도 안되어 팔을 빙빙 돌리도록 만드는 것도 보았다.
이런 사례는끝이 없다.
그런데 이 나라의 법률과 판결은 이렇게 뛰어난 민중의술을 모조리 감옥에 가두어 짓밟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신의(神醫)라 해도 의사 자격증이 없으면 가차없이 수갑을채운다.
해방 후 지금까지 그리 해 왔다. 본격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1962년 군사정권때부터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전국의 민중의료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있다는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 역천(逆天)도 이만 저만 아니다. 언젠가는 천벌을 받을 일을 눈 하나 깜짝 않고
저지르고 있다. 그리하여 의술의 텃밭인 민중의술은 말살 직전에 이르렀다.
누구든지 의사가 못 고치는 병을 앓고 있으면 의사든 아니든 그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을 찾게 마련이다.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국회의원이든, 판·검사든, 경찰관이든, 일반 서민이든 막론하고 말이다.
의사조차도 자신이 병에 걸려 다급하면 그렇게 한다. 이것은 생명의 본능이다.
인지상정이고 자연의 순리이다.
그러므로 막을 수도 없고 비난할 수도 없다. 막으려고 하는 것은 억지이다.
억지는 술한 부작용을 부르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이를 막으려고 어거지를 부리는 것이 우리네 의료제도 이다. 치료받은 사람들도 그렇다. 병만 잘 고쳐 가고는, 고쳐준 사람과 그의 의술을 보호하고 지켜 줄 생각은 안 한다.
그 사람이 의사 자격증 없이 치료했다고 구속되고 처벌받으면 모른 척 외면한다.
그러고도 필요하면 또 가서 이용한다. 심지어는 치료를 잘받고도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고 협박하여 돈을 뜯어먹는 인간 말자들도 있다. 양심이 마비되던가 정신이 돌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현상은 사람 사는 세상의 도리가 아니다. 이 나라가 제정신을 가진 국민들이 사는 나라라면 이럴 수는 없다. 그 뿐만 아니다. 의사를 양의사와 한의사로 나누어 놓고 서로 상대방의 의술을 전혀사용하지 못하게 분리·고립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또 민족의학인 한의학은 천대하여 한쪽 구석으로 밀쳐놓고, 비싸고 비효을적이며 비인간적인 서양의술을 수입하여 의료계도의 중추로 채택하고 있다.
의료광고도 의사에게 독점시켜 일반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자유로운 정보의 전달과 교환을 봉래하고 있다.
의료주권자인 국민 각자로 하여금 주체적인 판단능력을 체득할 수 없도륵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 이런 제도를 취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세계 각국은 이미 치료효과가 있는 의술은 무엇이든지 받아들인다는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고, 동·서양의 의술을 변증법적으로 융합한 통합의학으로 나아가고 있다.
병 잘 고치는 치료법이 있다고 하면 이를받아들이는데 혈안이 되다시피 한다.
이는 의술의 본질에 비추어보면 지극히 당연한 자세가 아닌가! 우리만이 이러한 세계 의학계의 조류에 역행하여 가장 폐쇄적이고 고립적이며 이기적인 의료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이러한 제도는 서양의술이 동반한 상업주의와 결탁하면서 필연적으로
값싸고 병 잘 고치는 의술을 몰아내고 비싸고 치료효율이 낮은 의술이 판을 치게 하며, 의술 상호간의 경쟁적이고 효을적인 발전을 가로막아 국가 의료시스템을 전체적으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몰고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병은 못 고치면서 의료비는 천문학적으로 늘어가는 것이다.
병을 못 고치니 환자가 넘치고 쌓인다. 천문학적인 의료비는 모조리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 간 돈이다. 그 돈을 서로 가지려고 의사와 약사들은 서로 싸운다. 보건정책 당국은 숫자를 꿰어 맞추거나 의료보험의 수혜 범위를 좁혀서 의료보험 재정의 적자를 흑자로 위장하기에 여념이 없다.
국민을 위하고 의술의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의료제도가 아니라, 의사·약사와 병원의 이익을 위한 제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진정한 의료개혁이 무엇인지는 안중에도 없다. 의료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척 해보지만,
근본을 외면하고는 아무리 잔재주를 부려도 결국 국민의 고혈을 쥐어짜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거의 모르고 있다. 이 나라의 의료제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그래서 속고 있다. 속으면서 고통 당하고 아우성치고 있다. 질병의 고통에, 치료비의 고통에, 짓밟히고 갇히는 고통에 아우성치고 있다. 생명의 고통과 아우성이 이 나라 하늘과 땅을 진동하고 있다.
이래서야 어찌 좋은 나라가 될 수 있겠는가?
누구를 믿을 것인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이 책은 이에 대한 대답이요 해답으로 쓴 것이다.
의술은 병을 고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술은 병을 잘 고치는 것이다.
그것도 값싸게 고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료개혁이다.
무엇이 어려운가! 어설픈 머리로 본질은 외면한 채 이 눈치 저 눈치 이 계산 저 계산 다 하고 있다 보니 아무 것도 안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돈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으로, 가장 병을 잘 고치는 의술이 한국의 민중의술이다.
우리 국토가 가진 기운과 우리 민족이 갖고 태어난 본래의 성정(性情)상 그렇게 되어있다.
법률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끊임없이 자생(自生)하고 있는 새롭고 경이로운 민중의술들은 이 땅이 인류를 구할 의술의 텃밭으로 점지된 곳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특장(特長)이 잘못된 제도에 억눌린 채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의료기술 하나만으로 세계를 선도하며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도모할 수 있는데도, 하늘이 내려준 능력과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셈이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 책은 이를 밝히고자 한다. 빛나는 우리 의료문화 전통의 원형도 제시한다.
의료의 본질에 비추어 이 나라 의료법과 이를 운용하는 판례와 실무가 얼마나 잘못되어 왔으며, 이미 통합의술로 가고 있는 세계 의료의 개방적 동향에 비하여 우리가 얼마나 패쇄된 상태에서 뒤떨어져 있는지도 논증한다. 나아가, 그렇게 된 근원을 파헤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과 진정한 의료개혁의 방향을 세운다.
병은 누구에게나 오고, 따라서 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 또한 누구에게나 간절하다.
그래서 의도(醫道)는 본래 만인(萬人)의 것이다. 법관이기 이전에 국민의 일원으로서, 잘못된 의료제도의 피해자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도 답답하여 보다 못해 분명히 한 주장을 펴게 되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비판과 가르침을 받는데 인색치 않을것이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의 동참과 분발을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