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사신 곳이 대강 어디 어디 입니까? 그 순서대로 좀 얘기해 주시고 자제분 낳으신 곳도
말씀해 주십시요?
할아버님.
윤우는 마곡, 윤센 계룡, 윤수는 여게 와서 지리산, 살구쟁이니까.
윤국이는 서울 삼양동이고 윤정인 대전 인동이지.
박제보, 대전목척교 약국, 산돼지인데 전신이 산돼지라 욕심이, 인색하기 말할 수 없어. 부잔데.
마곡은 밤나무쟁이, 마곡사 절 바로 뒤 그 위에 올라가서 부용암 있고 개와막 솥가마 있어요.
절 중수할 적에 개와 굽던 데.
계룡산은 백암동 두군데, 불암리는 세군데, 불암사절 그 앞에 불암리 동네서 세군데,
작산리 아래 우적동서 몇해 살고 상원명 도화동에도 있었고
그 담에 왜동에 있었고 그 다음 신충리(新忠里).
그래서 거게 마곡에 이사간 거야. 다시 계룡산 갔다가 남원 운봉 멎어서 함양 왔거든.
함양읍에 처음 살다가 살구쟁이 가 함박 파 먹다가 서울 갔지, 서울 삼양동,
내 깎은 함백은 거 귀물이야 여자들은 쓰지 않는대.
참으로 귀물이야. 마천의 함백이 공장서 거둬가지고 가버리니까,
함양장에 파는데 쌀 미리 모두 갖다 놓고 함백이 되면 받아 가지.
*나무해다 파신 데는 어딥니까?
할아버님.
계룡산 신도안이 엿장수 소굴이거든. 4km, 3km, 5km 산길이지, 점심없이 나무해다 팔았어요.
선친이 계실 때, 죽은 딸년이 있을 때니까 입이 넷이지. 기맥힌 역사요.
뼈아픈 역산데 연산 김해 만석군 김유현(金裕鉉)이 갈비짝 보내왔거든. 여러번 머슴 시켜서 술이랑 보냈는데 술은 다 천일(千日)주.
연산의 김복수(金福洙)도 세간살이 일체 사다놓고. 가끔 양식, 한 달에 쌀 한 가마, 가장 도와. 노성 윤석두(尹錫斗), 상원면 양찬석(梁贊錫) 양일환(梁一煥).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자식 때문에 서울에 산다는 생각은 하지, 공부도 공부고, 자식 중에 윤수는 늙으막에 대접받아요.
외국어는 기억이 앞서요. 십장이 일본 여자한테 메시굳다까? 하다가 따구맞았어, 기억이 앞서니까 강기(强記)라야 되지.
발구 있어요. 겨울엔 많이 실어요. 발구에 통나무 얹어. 300근짜리도 얹어요.
발구채를 통나무 대가리에 매거든, 발구에다 진 장대 놓고 발구멍에 올려 다시 옮겨 실으면 돼요. 내가 많이 실었어. 혼자서도 돼요.
백두산에 가면 곰이 전부 하니까 개를 안 써요. 개는 추울수록 건강해요. 소도 그러고.
짐승들이 꼭대기에서 살거든, 묘향산 꼭대기는 영하 40도인데 잘 적에 눈 우에 서 자. 전체가 눈덩어리, 서리 오니까 개는 안 보이고 눈 덩어린데. 그러니까 튼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