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씨는 이렇게 복용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건실한 집을 지을 수 있듯이 사람의 몸도 지탱해주는 뼈가 튼튼해야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헌데 요즘 어찌된 일인지 뼈없는 아이가 태어나는가 하면 뼈가 연약해져 조금만 부딪 쳐도 뼈에 금이 가고 부러지고 뼈마디가 빠지고, 심지어는 뼈가 사기인형처럼 쉽게 부서져 버린다는 골형성부전증(骨形成不全症)이라는 희귀한 병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은 뼈를 다치고 나서야 허둥지둥 고칠 생각을 하지 사전에 예방하려는 생각은 전혀 하질 않는다. ‘불시에 부러지는 뼈를 어떻게 예방하느냐’는 생각이 대부분이겠지만 부작용이 없을뿐더러 어떤 후유증도 없이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홍화씨는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역대 우리나라 한의학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중국의 어느 의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의론으로 독립운동가이자 한의학의 태두이신 인산(仁山)김일훈옹이 최근 그의 저서 <신약>(神藥)에 소개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파혈과 생혈을 동시에 해내는 거악생신(去惡生新)의 양약(良藥)인 홍화의 기운이 뭉쳐서 씨가 되는데 그 씨에는 뼈에 꼭 필요한 약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남녀노소, 체질, 병의 유무에 관계없이 절골(折骨), 파골(破骨), 쇄골(碎骨), 그리고 연약한 뼈에 신비한 효과를 내는 홍화씨.
“...홍화씨를 뼈가 부러진 데 먹여봐요. 얼마나 빨리 낫나. 또 뼈가 바싹 부서져 가지고 살하고 뼈하고 떡이 된 걸, 그걸 잘라버리지 말고 고대로 주물러서 모아놓고 공구리를 해 놓고 걸 먹여봐요. 얼마나 뼈가 야무지게 이뤄지나....”
김 옹은 또한 홍화씨가 뼈의 약일뿐만 아니라 오래 달여 먹으면 장생약(長生藥)의 최고라고 밝힌다.
파골(破骨) ․ 장생(長生)의 양약 홍화씨
이러한 영험한 효능을 지닌 홍화씨는 토종이 으뜸이라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 기후등이 잘 맞지 않아 재배가 힘들어 토종은 거의 멸종 상태입니다. 그래서 왜래산의 경우 토종에 비해 약효가 현격히 떨어집니다.”
경동시장에서 구삼한의원을 경영하면서 토종 홍화씨를 재배, 연구하고 있는 김종선 원장은 티벳 등 열대지방의 것과 미국산은 약효가 토종의 1/50, 중국산도 1/30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힌다.
그러나 홍화씨가 뼈의 명약임이 알려지자 수입한 홍화씨를 국내에서 재배, 토종화작업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해가 갈수록 약성이 높아가고 있다고 김원장은 덧붙인다.
수년 간 토종화시킨 것은 대개 3일~7일 정도의 치료기간이 소요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외래산을 5년 이상 연속 지은 것은 24시간 이내, 3~5년 연속 지은 것은 5일~1주일, 1~2년 연속 지은 것은 10~15일이면 효과를 본다. 보통 경미한 사고인 경우 복용후 3일 이내에 치료되고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일주일 정도면 치유된다고 한다.
그러나 즉시 치료를 하지 않고 오래 방치하여 뼈가 경화된 사람이나 노약자는 20여일 정도의 시일이 더 필요하다.
쓰는 방법은 홍화씨를 쌀처럼 일어 기름기없는 프라이팬에 태우거나 노랗게 변하게 하지 말고 바싹바싹할 정도로만 볶는다. 그런다음 가루로 만들어 하루에 세 번 진하게 달인 생강차에 복용한다. 식전에 1회 1냥(40g)씩 복용하는데 체질, 나이, 상처의 경중에 따라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생강차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 속에 어혈을 제거하는 성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단 시중에서 팔고 있는 가공식품을 사용해선 안된다.
죽염과 함께 복용하면 효과 더욱 커
또 홍화씨에는 유지성분이 많기 때문에, 귀찮다고 대량으로 볶아놓으면 산패되어 약효과 떨어지므로 2~3일 먹을 분량만 볶아 놓는다. 제일 안전한 방법은 그때그때 볶아서 갈아먹는다.
엑스(X-Ray)를 찍어봐서 뼈가 붙었을 때에는 얼른 풀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부위에 염증이 생겨 골수염 골수암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기부스를 해 아무 때나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편리하다.
타박상 또는 절골 ․ 파골시 통증이 심한 것은 죽은 피가 모이기 때문이며 이때는 우선 연근(蓮根) ․ 당귀(當歸) ․ 천궁(川芎) 각 1냥, 홍화 1돈을 달여 복용, 통증이 멎게 한 다음 이어 홍화씨 3돈을 살짝 볶아 가루로 만들어 생강차나 미음(米飮)에 쓰도록 한다.
홍화씨는 또 뼈가 연약하여 돌이 지나도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또는 허약한 노약자에게 홍화씨 가루를 우유 또는 미음에 조금씩 섞어 먹이면 성장발육도 빠르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단 홍화씨의 유지성분으로 노약자나 장이 약한 사람은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볶아서 흠씬 달여 그 물을 먹이면 효과적이다.
그리고 다친 부위에다 뜸을 뜬 후 홍화씨를 먹으면 빨리 나을 수 있고 완전히 뼈가 부러졌을 때 잘 맞추고 죽염을 뿌리고 홍화씨를 먹으면 더욱 좋다.
이러한 홍화씨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먹일 수 있다. 또 뼈가 빠지는 것도 힘줄이 약해서 뼈가 빠지는 것이므로 홍화씨를 먹으면 힘줄이 강해진다. 잘 삐는 사람도 홍화씨는 도움을 준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홍화씨라면 한 되쯤 우리의 가정에 상비해 두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출처 :건강저널 1991년 5월호
사진 : 이정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