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가 名地官도 되고
지관(地官)질을 또 한 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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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관을 천하의 명사들만 모시는 집이라고 모두 얘기해.
아, 이거 한번 들어가서 고깃국 좀 얻어먹겠다고 들어갔더니 주인이 들여 놓나?
젊은 놈이 거지 같은 놈이 와서 자고 가겠다니까, 내 쳐다보며 “영감이 참 조상을
위해서 효심이 지극하시오, 아는 사람은 쫓아 버리고 저 모르는 인간쓰레기만 대접
잘하면 뭣하누.
훌륭한 양반이구먼. 명당에다 조상을 모시긴커녕 똥간에도 못 모시겠다.”
그러고 돌아서니까 그 다음엔 쫓아와 붙들고 들어가자고 애걸복걸해.
“영감, 다 끝났소. 이미 시루는 깨진 걸 떡쌀은 담가 뭣하겠소.
그러고 가는데 저물어서 고 아랫동네에 가서 구장집에 가 하루 저녁 잤는데 그
자식이 내려와 가지고 자꾸 내일 아침에는 올라와 달라고 사정해.
한번 떠난 걸 그런데 얻어먹고 뭐 대접받긴 싫고.
그러니까 이 구장녀석이 또 솔깃해 가지고 저[저희] 아버지 산소를 모셨는데,
쓸 만한가 좀 가보자. 그럼 여기서 도본(圖本) 좀 그려 보라고.
그러니까 이 사람이 또 제법 그려.
그것 또 지리(地理)를 연구해 가지고 아, 후룡(後龍)부터 주룡(主龍), 기룡(起龍)에
대한 맥락을 설명하는데 아, 그거 제법 해.
“에이, 이 미친 양반 같으니 그렇게 아은 사람이 여기다 춘부장을 모셔? 위선(爲先)을
이렇게 잘못하면 큰일 나. 이 산소 모시고 7년 만에 큰 아들이 몇 살짜리 죽었지?
그러니 아, 이 사람이 정신이 나가던 모양이야. 기절해.
“어떻게 그렇게 압니까?” 그래. “허허, 저 우[위]에 지관 많이 모시는 영감처럼
그런 사람들이구만. 아는 건 확실히 아는 게 아는 거지 거, 거짓말로 알면 쓰나?
그 묘를 빨리 파서 옮겨. 이 산 옆에 이런 자리 있으니 여기에다 옮겨.
그럼 앞으로 아무 흠이 없이,
보백(保魄 ; 혼백 보호, 즉 묘를 移葬하지 않고도 자손을보전할 수 있음을 의미)은 돼.
자손은 편할 테니 이렇게 옮겨.” 그러고 그만 떠나가는데 붙들고 놔 줘야지.
그래 산소 근처에 가서 자세히 보고 일러주고 그러고 떠난 일도 있는데.
그러면 병 고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묘자리 하나 제대로 일러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그래서 내가 묘자리를 잘 일러주지 않은 게 아니라 잘 되질 않아서 평생 안해요.
이제는 정신이 흐려서 못하지.
그래 다니다가 귀한 집 자식이 죽는 거 또 불쌍한 집에 그 사람이 죽으면 어린 것들
다 떼거지가 되는데 그런 사람은 다 이유를 막론하고 들어가 살려줘요.
살려주는데 그때 내가 주로 침이야.
침을 놔 가지고 살리고, 뜸은 별로 안 떠주고 전반적으로 침이야.
‘죽었다’는 아이 침으로 살린 일화
한번 공주(公州)를 볼 일이 있어 가는데 도립병원에서 애기를 안고 울고 나오는
가족이 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와 며느리가 손자랑 끌고 울고 나와.
그래 “이게 웬일이오?” 하니까 남 속상해 죽겠는데 지나가면 거지 갈 일이지
쓸데없는 참견한다고 영감이 호통을 쳐. “허허, 영감은 집에서 쌀말이나 두고
먹으니 큰소리를 하는군. 그런 영감이 저[자기] 손자 죽는 걸 못 살리나?”
“정신 빠진 놈 같으니, 네 이놈, 나이 백 살이면 내 앞에서 무슨 행세냐,
미친놈이구나.”
“애기 엄마! 애길[아기를] 내 앞에 내들고 있어 봐.” 그러니까 애길 내들어. “확실히
죽었느냐?” “예, 죽었어요.”
가슴에 손대니까 식진 않았어. 가슴이 식었으면 심장의 피가 굳어버려. 가슴이
차면 벌써 심장의 피가 굳어가지고 다시 재생은 불가능이야. 근데 가슴이 더워.
그래 심장 피가 더웠으니까 확실히 죽는다는 증거는 없는 거야.
그래서 붙들라고 하고 “이 늙은이 지랄 말고 이리 와, 이거 붙들어”하고 소리치니까
거 손자 죽는데 아, 3대 독자래. 그러니 지가 별 수 있나. 아무리 애놈은 내가 버릇없
지만 아, 손자가 죽어 가는데 무슨 짓이고 안해 볼 수 있나?
그래, 두 내외가 양 팔을, 애기 양 손을 붙들어.
왼쪽, 머슴애야. 그래서 왼쪽 소상혈(小商穴)에다가 큰 동침을 1푼 반을 놓거든.
그러면 가죽을 뚫고 살속에 좀 들어갔거든. 그렇게 하고서리 힘을 주어 가지고 좀
짜니까, 피가 한 방울 나와. 그런 연[연후]에 영감 보고 손으로 닦으라 하고 피가
세 방울이 나왔거든.
세 방울이 나온 연후에 또 바른손에 놓고 세 방울 나오고,
그러니까 몸을 좀 움직여.
그럴 적에 인중에다가 강자극을 놓아 가지고 뇌의 세포가
터진 피가 산산이 흩어져 가지고 큰 핏줄로 돌아갈 적에 애기가 울면서 어머니 불러.
그래 어서 빨리 젖 먹여라. 그래 젖 먹이고, 이젠 젖 다 먹었으니 놓아 봐. 돌아다닐
거다. 아, 신작로에 돌아다니니 사람이 잠깐 동안에 공주읍에 1백여 명이 왔어.
그래 선생님 어디 계시냐고 물어.
그래 오늘은 구름이 없어 놔서 고향 말할 수 없다.
구름 속에 사는데 구름 있을 때 물어라.
그럼 고향 일러주마.
수천 사람 살렸지만 이름 밝히지 않아
그놈의 영감이 뭐라고 하기에 “아, 또 욕먹으려고 영감 뭐라 하나?”하니 무서워서
말도 못해. 그래 얼른 떠나간 일이 있는데, 그러면 그 애기가 죽었느냐?
죽었다는 건 가슴에, 심장 있는 가슴에 온도가 완전히 물러가 가지고 싸늘해졌으면
그땐 벌써 심장의 피가 깨끗이 굳어지고 간장의 피도 깨끗이 굳어 가지고 선지피가
되어 있어요.
그땐 칼로 째면 선지피야? 그런 건 침을 놔 가지고 손가락을 아무리 훑어도 피가
나오지 않아요. 노란 물만 나와요. 그러면 그건 무어냐? 그때에 애기를 살리는
법은 소상혈에다 침을 놓아서 피가 한 방울 나오면 판막은 움직이고 있어요.
근데 피가 세 방울이 나오면 판막은 열려요.
열려서 피가 이동되는 거야.
그래서 양쪽에 여섯 방울 나오면 눈은 떠요.
그럴 적에 뇌에 정신이 돌지 않아서 인중에 강자극을 주게 되면 뇌에서 세포가 터져
가지고 뇌에서 피가 덮여 있는 것이 그 시에 즉시 인중 강자극으로 뇌가 완전히 맑아져요.
그러면 애가 일어나 젖 먹고 돌아다니며 놀고 다시 재발이 없어요.
얼음에 담가 두지 않는 건 뜸을 안 떠주어도 깨끗이 나았어요.
그때 얼음에 담갔으면 내가 주머니, 밥은 얻어먹어도 약쑥은 늘 주머니에 비벼 넣고
다녀요. 그런 위급시에 쓰는 거라.
그러니 그거 그렇게 죽은 애기도 살리고 사람을 많이 도와주었으면, 식은밥 달라면
다 먹고 없다고 욕하는데, 그럼 복(福)은 못 받아도 욕은 안 먹어야 하잖아?
남의 귀한 3대 독자 살렸다고 해서 어디 가서 복 받고 대접 받는 그런 것은 없어요.
아무리 잘해도 모르는 세상에선 모르게 마련이라.
그래 다니는데 내가 아무 그것이 몇 천은 될 거요, 3년에. 몇 천의 기적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아직도 내 이름도 모르고 정체도 몰라요.
한 사람도 일러준 일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는 사람이 더러 있어요.
있는 건 뭣이냐?
하반신 白骨만 남은 아이 쑥뜸으로 고쳐
근자에 한 15년 전, 한 10년 전에, 10년 퍽 전인데 아는 사람이 서울 돈암동 태국당과
자점 바로 뒷집인데, 아주 말할 수 없는 불쌍한 형편이야.
그 아버진 사업하다가 그 딸을 살리겠다고 가족이 미국 가서 병원이란 병원은 다
가서 1년이고 몇 개월이고 입원시키고 결국 못 고쳐. 그래 가지고 애는 죽을 때가
되니까. 고국에 돌아와서 그 아버지는 죽고 그 앤[아이는] 시간을 다투는 거야.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그 어머니 우는 소리 나면 죽는 줄 아는데,
죽었으리라 생각해도 우는 소리 없어. 그래 아직 안 죽었구나 하는데,
내게 청을 대는 이유는 뭣이냐? 이런 양반이 지금 미아리에 살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그 양반 승낙만 있으면 죽었다가도 사는 사람이니 한 번 만나보도록 하라.
그래서 소원인데, 그 모녀가 소원인데, 딸은 이미 다 죽은 애고, 뼈하고 살하고
사이가 없고 백골이라.
하반신 아랫도리는 백골로 하얀데, 그 집에 내가 갈 일이 없는데 돈암동 집에 지나가
다가 누가 붙들고 그런 일이 있으니 “죽기 전에 한 번 들어가 원이라도 없도록
해주면 어떠냐?” “아, 그래라.” 그래 들어갔더니 보니까 배꼽까지는 다 말라도
죽을 조금씩 먹으니까 똥창자가 말라붙진 않았어. 그러고 밥통은 살이 좀 있어.
그래 내가 그 어머니 보고 약쑥을 꺼내서 중완(中脘)에다 뜸자리 잡아주며,
아무데 가면 이거 파니, 이걸 사다가 부지런히 좀 떠라.
그래 중완을 뜨라 하고 30일 후에 가보니까, 40일 안에 벌써 배꼽 있는 데[부위]
살이 좀 붙었어요. 그래 단전(丹田)에 또 뜸자릴 잡아 주었더니, 단전을 한 40일
뜨니까, 넓적다리에 살이 생겨요. 그래 좀 계속 뜨라 하니까.
다리에 살이 붙어 가지고, 족삼리(足三里)를 잡아 주면서 여기 처녀 애기니까
환도(環跳)는 뜨지 말아라. 족삼리만 해도 된다.
족삼리를 뜨라 해 가지고 족삼리 혈에 떠 가지고 완전히 다리에 살이 붙고,
일어나 다니고 제대로인데. 환도혈을 지금도 잡아주지 않은 후회를 내가 지금도
하는데, 그건 뭣이냐? 한쪽 발목의 힘이 지금도 약간 부족해서 지팡이를 안 짚으면
어디 걸리면 넘어지는 수 있다 이거야. 건강은 완전한데. 그래 발목의 힘이 약간
모자랍니다 하는 거야.
그것이 처음에는 살겠다고 갖은 애를 쓸 적에는 다 나아가나 마지막에 밥 잘 먹고
돌아다닐 적에는 정신과 마음이 벌써 해이해져. 그때에는 마지막 마무리에 결점이
생겨요. 그래서 못 고치는 일이 있는데, 그 애는 지금 건강 하지만 발목은 약간
힘이 적대요.
걸어 다닐 적엔 이상이 없는데 빨리 다니면 약간 전대요[절룩거린대요].
그래서 전화번호하고 그 애기 이름을 아직 시집 안간 처녀애인데, 내가 알고 있지.
죽을 걸 살려 준 사람으로서 전화번호나 성명을 아는 건 그 애 하나밖에 없고.
별 희귀망칙한 병을 다 고쳐도, 앉은뱅이를 일으킨 사람 수가 하나가 아닌데 이름은
전연 몰라요.
그러고 별 이상 병(病)을, 많은 사람을 살렸는데 아마 한국에서 세밀히 다 호적
조사처럼 하면 수만(數萬)일 게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사람을 고치면서 이사를 만날
하는 이유는 뭣이냐? 나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은 만나게 되니 사는 거고,
나하고 인연이 없는 사람은 만날 수 없으니 그건 죽기로 돼 있으니 그걸 운명에다
맡기는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