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도교 빌딩 낙원다방
20년 손수 밥해 먹었는데 밥 앉혀놓고 물이 졸아들만 하게 한잠 자든지 책을 보든지. 밥 할 때 뜸 너무 오래 들면 밥맛 없고, 굳어가지고 물 딱 맞춰놓고.
(쌀 이는 게 어렵잖아요? 남자하기에)
금점 모래 이는 사람이 쌀에 돌 잡는 거야 문제 안되지. 잦을 시간에 짬이 생기거든. 장잭일 때는 것도 쉬운데, 참나무 숯도 그러고, 잿불을…여자의 신세질 필요 없잖아요.
내 젊어서는 살아가는 건 괴물이지. 여자가 찾아왔는데 여자는 스물여섯이고 난 그때 스물네살 시절인데.
제국대학에서 공부한 여자라. 머리좋은 청년을 구해서 신랑감 찾으러 다니는데. 내게 왔거든.
선생님은 종교를 어떻게 보십니까? 나는 안 믿겠소. 앞으로 세계전이 오겠지만, 종교 때문에. 미물로 사람 돼 온 거이 종교 믿고 종교 믿는 사람은 미물 돼 가는데, 최저질적 영혼이 믿게 돼 있소.
기독교 때문에 지구에 생긴 참상을 보시오. 소련 참상을 봐라, 진실한 천주교인 700만을 죽인 거 봐라,
흑룡강가에 트로츠키 원수 일파를 학살했는데 그 중에 진실한 종교인 있다면 스탈린이 피토하고 죽어야 맞지 않느냐, 피 토하고 죽었을 건데 복받고 사는 거 보면 종교인 중에는 복수할만한 영력있는 원혼이 하나도 없다는 증거다.
관운장 죽이고도 여러 사람이 죽었는데 저주가 왜 없느냐? 건 미물을 죽였으니까 그런 거다. 조상도 모르는 쓰레기를 치웠으니까, 마땅히 죽일 걸 죽였으니 복받는다.
인연은 부자(父子) 간에만 있는 거다, 영(靈)의 길은 조상과 후손 중에 있다, 영의 길이 있기 때문에 효심 지극하면 천신(天神)이 감응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제사도 모르고 부모도 모르는, 피레미 같은 최저질을 죽이면 복수는 없고 복을 누린다.
스탈린이 아라사 제국 뒤집고 종교인 죽이고도 아무 일 없지 않느냐? 그땐 히틀러가 유대인 죽이기 전이거든.
영혼의 길은 조상의 영력으로 길이 틔는 거이지 부처님 영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예수님 힘으로 트이는 것도 아니다.
종교에 굴하면 영력이 자꾸 줄고 자꾸 내려가게 되면 종말엔 미물이 되고 만다, 똥깐에 구데기 파리 된다, 쭉 얘기했거든.
나하고 결혼하자고 해. 학생하고 나하고는 현실에 안맞아, 배우자가 아니야.
난 학생처럼 만석군의 자식 아니고 행복한 사람 아니야. 딱 거절했는데도 1주일 이상 안가고 트는 거라, 학생은 머리가 좋으니 잘 알지 않느냐, 학생이 나한테 댕기면 왜놈의 밀정이 따라 붙는다, 난 죽고 만다.
하루를 앉아 울기만 해. 아주 슬픈 눈으로 애원하는데 내가 죽을 때에 편치 않구나, 그때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