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북엔, 북쪽 지대엔 무덤이 돌곽 돌곽담 고려려 때 돌곽, 석분(石墳)이 그거, 고구려 무덤법이야. 돌곽을 해놓고 담처럼 해놓았거든.
저 북에 들어가도 함흥 저쪽에 돌곽을 했거든, 왕무덤이지? 돌곽담이거든. 각담부락, 토담집은 만년 가요. 토담 짓는 이다(판자)가 있거든.
상여막에 이다 쌓아놔요. 비오지 않을 때 봄 가을에 토담치고 거죽에 흙물 바르거든, 횟벽이지. 야물어요. 옛날에 이북은 모두 토담집이야. 평안도 가면 석담집이 많아. 벽할 때 벌써 문을 짜다 달아요.
토마루만 나무 갖다 놔놓고. 마루에서, 앉아, 여름이면 살거든. 토담집은 마루를 잘 놓아요.
거기서는 마루방이라 그래요. 북에선 약쑥을 말리워 태우면 지붕위에서 노르게 죽어 떨어져, 충(蟲)이라면 전멸이야. 여름엔 그릇 깨진 거 놓고서 약쑥을 늘 태우거든, 모깃불 놓듯이, 모기가 가장 싫어하는 게 약쑥 연기야, 역부러 피우는데.
옛날엔 이북에선 호랭이 무서워 약쑥을 태워 들고 댕겨요. 고개를 넘을 대 잡아 흔들며 가거든. 이전에 강씨가, 진주 강씨가 약쑥을 태워들고 가는데 호랭이가 마누라 물어갈라고 곁으로 따라오는데 강씨가 모기태를 자꾸 잡아흔들었대.
약쑥 모기태로 호랭이 쫓는데, 그거 떨어지기 전에 집에 와야 하는데, 내가 여람살(10살) 시절인데 강신돈(姜信敦)이야 이름이, 해기 돈짜 강신돈, 약쑥 모기태 떨어지기 전에 집에 올라고 뛰는데, 뛰니까 호랭이가 내내 치마를 물더래.
그렇게 독한 사람한테는 호랑이도 안 덤벼요. 그놈의 영감은 마누라 자빠지면 호랭이 껴안고 돌아갈 사람이야. 호랑이 끌어안고 돌아가는 사람이 있어요.
죽어라고 끌어안고 놓지를 않으니까 팔이 굳어 가주고 다른 사람이 떼도 떼지 못해. 그럴 땐 술을 멕이면 퍼져. 목을 바짝 껴안으면 호랭이 죽는대.
호랭이도 급하면 동네에 내려가서 개를 물어가는데 거 영감이 사냥개 댓마리 풀어놨다,
영감이 마당에 서 있는데 호랭이 오니까 사냥개 다섯이 다 한꺼번에 다려드니까 이놈이 돌아서거든, 돌아설 때 하나는 꼬리를 물고 네마린 다 발 하나씩 물고 놓지를 않는데, 호랭이란 놈 끌고갈 생각만 하지 떨쳐버리지 않고.
영감이 서서 보았대. 괭이 자루, 무푸레나무 자루, 아주 야문 놈 있어요, 괭이 등으로 호랭이 내리쳐서 잡을라고 하는데
호랑이 허리를 갈기면 개를 다 물어 죽일까봐 단숨에 죽일라고 콧등을 몇 개 때리니까 눈아래가 뚝 짤라지니까 뻐드러지더래. 개더러 비켜라 소리지르고 괭이로 잡았거든.
그런데 개는 열흘 안에 다 죽더래. 호랭이 잇빨에 독이 있어요. 물리면 살이 썩어요.
호랭이한테 물린 소도 죽어, 매일같이 푹푹 썩어가더래. 돼지도 말도 다 그래요, 돼지한테 물려도 살이 썩어요.
옛날에, 튀기, 당나구하고 말 새에 생긴 노새, 노새하고 호랭이하고 싸우는데 노새가 호랭이 뒷통수를 물기만 하면 끝낸대.
호랭이 노새한테 뒤통수 물려 똥만 싸고 있으니까 노새가 앞다리로 밟아버리더래, 물구서. 사람 타고 가다 호랭이 나오니까 사람은 기절해버리고, 소랭이 죽은 연에 정신채리고 노새 타고 갔대. 노새 호랭이 잡았다고 동네 소문난 동네 있어요.
왜놈들이 나와가주고 호랭이 싹 다 잡았어요. 왜놈들이 관포수 동원해가주고 그 때 관포수 총 5연발인데 관포수는 댓사람이 나가요. 인부들 못잇꾼 사요, 호랭이 몰아오라고 해서 관포수는 지키고 있다가 쏘거든, 호랭이 토벌대야.
두무산에서부터 바닷가에 삼봉산이 있는데 100리를 내려오면서 지리산 같은 산이 열이 넘어요. 용화산은 그 위에 못이 있어요. 용소가 있는데 밑으로 물이 솟아오른 거 보인대. 사람 여남이 목욕하기 좋은, 대한 물갈이래. 2000m 다 돼요. 산이 모도 2000m 넘어요. 용소 깊은 덴 다섯자고.
여기 반야봉만한 산 아래 동네가 세 개 있는데 화전해먹고 살아. 불을 놓고 감자 심어먹는데 아주 무지막지 해요.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사람이 뭐 열에 하나 안돼.
내가 어려서 같이 자란 친구 속에서 글 읽어가주고, 거긴 글 배워 뭘 해? 아니 글 알아야 편지라도 읽을 게 아니오? 아이, 우리집엔 편지 안와요, 쌀가주고 밥해먹지 학자 수북해도 국도 못끓여 먹던대?
내 어려서 친구 속에 박재경이라고 글 조끔 읽어가주고 아주 문장이야. 옛날에 홍원문장 말이 있어요.
우리 선친은 보잘 것 없는데 할머니가 원래 문장이야. 사서육경을 저녁이면 늘 외워 읽어요. 선친은 할머니 한테 배웠으니 행세했지.
사람이, 여자들은 아들이 호랭이 물어갈라고 하면 호랭이한테 덤비거든. 남자도 그럴까? 중은 그런 모성애를 버리고 절에 간 거거든.
부처되면 뭘하나? 사람이 어머니 뱃속에 들어올 적에 뿌리가 있어요, 여천위일(如天爲一), 복숭아 씨가 나무 속에 있듯이.
효(孝)는 겨울에 감나무에 홍시가 빨겋게 익거든. 호랭이가 가슴에 와서 착 붙어 있으면 아주 화끈화끈 한 대.
벌써 대효는 수묘 사는데 호랭이가 지키고 있어요. 겨울에 대소한에 추울 때 호랭이가 곁에 착 붙어 있으면 춥지 않대, 아주 화끈화끈 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