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다.=
물이 0℃에서 얼고 100℃에서 끓는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다 알고 있다. 당연한 상식이지만 사실 과학의 눈으로 보면 이것은 매우 신기한 현상이다.
물이 H2O라는 화학식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화학적으로 H2O는 산소족 원소의 수소화합물이라는 뜻이다. 주기율표에서 산소 이외의 산소족 원소들의 수소화합물은 H2S, H2Se, H2Te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소족 원소의 어는점과 끓는점은 분자량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산소족뿐만이 아니라 다른 족의 원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볼 때 물은 영하 110℃ 정도에서 얼고, 영하 80℃정도에서 끓어야 한다. 물이 다른 산소족 수소화합물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면 상온에서 물은 기체로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물은 0℃에서 얼고 100℃에서 끓는다. 상온에서 물이 액체로 존재하는산소족 화합물과 탄소족 화합물의 녹는점 : 분자량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것은 매우 특이한 성질인 것이다.
그 외에도 물은 아주 독특한 성질들을 갖고 있다. 겨울에 강이나 호수에 얼음이 어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단순하게 얼음이 어는 것에도 매우 이상한 물의 성질이 숨어 있다. 물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얼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강태공들이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할 수 있다.
어느 물질이나 고체가 되면 밀도가 증가하지만 물의 경우는 액체로 있을 때, 특히 4℃에서 밀도가 가장 크다. 즉, 물의 밀도가 얼음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음이 위에서부터 어는 것이다.
물의 밀도가 다른 물질과 같이 얼음보다 작다면 물은 호수의 바닥부터 얼기 시작할 것이고, 호수의 물고기는 증가하는 얼음 때문에 위로 밀려 점점 위로 올라오게 될 것이고, 마지막에는 호수 전체가 밑에서부터 위까지 다 얼음으로 변하게 되어 물고기가 살 공간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물이 얼음보다 밀도가 높은 성질 때문에 얼음이 위에서부터 얼게 되고, 찬 기운을 얼음이 차단하게 되어, 얼음 밑에서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물은 비열이 다른 액체에 비해서 매우 높다. 비열이란 물질의 온도를 1℃ 올리기 위해 필요한 열량을 말한다. 즉, 물은 따뜻하게 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또 식히기도 어려운 물질이라는 얘기이다.
지구 표면의 대부분이 물로 덮여 있고 육지의 대부분도 엄청난 지하수를 품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물의 비열이 높기 때문에 지구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도 혈액의 9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의 온도 변화를 극복하고 자신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물의 비열은 온도에 따라서 변하는데, 물의 비열의 최저점이 혈액의 온도와 비슷한 37.5℃인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이외에도 물은 많은 신비한 성질을 갖고 있다.
물의 표면장력은 수은을 제외하고는 액체 중 가장 크며, 물의 유전율(진공에 비해 전하간의 작용이 줄어드는 비율) 또한 가장 크다(78.5). 물의 높은 유전율 때문에 물 속에서 두 개의 전하가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반응은 진공에서보다 약 1/78.5로 낮아진다. 물이 각각의 전하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두 개의 전하가 서로 직접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반드시 물을 매개로 만나야 하므로 두 개의 전하 사이에 상호 작용은 그만큼 감소하는 것이다.
이런 물의 독특한 성질들은 대부분 현대 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과학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신비한 영역도 많이 있다. 분명한 것은 자연을 순환시키고, 생명의 현상을 유지시키는 근본은 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의 구조==
너무 흔해서 귀중함을 모르던 물이 이렇게 신비한 성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물의 그러한 성질들은 물이 갖고 있는 H2O라는 단순한 구조에서 시작된다. H2O로 표현되는 물분자의 구조를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는 원자핵과 외곽을 도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에는 전자가 도는 여러 개의 궤도가 있는데, 제일 안쪽의 궤도에는 2개의 전자가 들어갈 수 있고, 그 바깥쪽 궤도에는 8개의 전자가 2개씩 짝을 이루어 들어갈 수 있다. 전자들이 다 채워지면 안정된 상태가 된다.
수소의 경우는 전자가 1개밖에 없기 때문에 제일 안쪽 궤도도 다 채우지 못한다. 따라서 수소는 전자를 1개 더 받아서 안쪽의 궤도를 2개의 전자로 채워서 안정되고자 한다.
산소의 경우는 전자가 모두 8개가 있는데 제일 안쪽 궤도에 2개의 전자를 채우고 바깥 궤도에는 6개의 전자가 있다. 이 6개의 전자 중 4개의 전자는 2개씩 쌍을 이루지만 나머지 2개는 각각 1개씩 외롭게 있어서 수소의 1개의 전자와 쌍을 이루고 싶어한다.
결국, 물의 H2O라는 구조 속에서 수소는 산소의 외로운 전자와 만나서 2개의 전자를 채우게 되어서 안정화되고, 산소는 2개의 수소로부터 전자를 받아 바깥궤도의 전자수가 총 8개가 되어, 수소와 산소가 모두 안정화된다.
H2O의 3차원적 구조에서 두개의 수소원자와 산소원자에서 자기끼리 짝을 이루고 있는 2쌍의 전자들이 정사면체의 꼭지점을 이루고, 정사면체의 중심에는 산소의 핵이 있다.
H-O-H의 각도는 104.5°로 정사면체의 각도인 109.5°에 가깝다. 이러한 구조에서 전자가 원자 사이에서 편중됨에 따라 산소는 부분적으로 음전하(δ-)를, 수소는 부분적으로 양전하 (δ+)를 띠는 극성을 갖게 된다.
물에 녹아 있는 물질 분자 하나하나가 물분자들에 의해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수용액 속에서의 물질간의 반응은 물과 함께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물질간의 반응이 물을 매개로 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물이 전기적인 작용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4개의 수소결합이 가능한 물분자===
물분자의 산소는 부분적으로 음전하를, 수소는 부분적으로 양전하(δ+)를 띠게 되어, 각각 다른 물분자의 수소와 산소가 서로 전기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예를 들어 H―O―H…O처럼 수소원자를 사이에 끼면서 2개의 산소원자가 맺어지는 것과 같은 결합을 수소결합이라고 한다. 수소결합은 산소원자뿐 아니라 질소원자와도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경우는 N-H…O와 같이 이루어진다.
어쨌든 물분자는 서로 수소결합을 할 수 있는 2개의 팔과 2개의 고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모든 물분자가 4개의 수소결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물과 물 사이는 수소결합으로 복잡하게 얽혀졌을 것이다.
수소결합의 세기는 수소결합을 하는 3개의 원자간의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 수소결합은 3개의 원자가 일직선으로 배열되었을 때 가장 세고, 3개의 원자가 이루는 각이 90°가 되었을 때는 그림에서 보듯이 수소결합이 형성되지 않는다.
수소결합은 보통의 화학결합에 비해서 힘이 약하다. 보통 화학결합의 결합력이 대략 100kcal/mol인 반면에 물분자에서의 수소결합의 결합력은 대략 5kcal/mol에 불과하다. 하지만 상온에서의 열운동 에너지가 1kcal/mol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수소결합은 매우 큰 에너지여서 물은 강하게 수소결합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았던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은 물분자간의 수소결합이 물분자 내부의 화학결합(O-H)과 전자적으로 공유되어서 실제로는 계산상으로 얻어진 값보다 더 강하게 결합하고 있다는 것을 1930년대에 제안하였는데, 이 이론은 최근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Physical Review Letters, v82, 600~603, 1997).
약한 수소결합과 강한 화학결합이 서로 연결되어 수소결합이 화학결합의 성질을 부분적으로(약 10%)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태까지 알아 온 수소결합보다 실제의 수소결합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물의 수소결합의 에너지는 상온에서의 열에너지에 비해 매우 크기 때문에 수소결합이 끊어질 확률은 아주 낮은데도 물은 0℃ 근처에서는 약 10% 그리고 100℃ 근처에서는 약 20% 정도가 수소결합이 끊어져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이것은 얼음이 거의 100% 수소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조를 갖는 것에 비하면 매우 이상한 성질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계에서 수소결합은 단지 물과 물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 또 그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구조를 유지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결정 구조 이론과 중합체 이론====
얼음 결정을 X선 회절 방법과 중성자 산란 방법에 의해서 조사했더니 서로 수소결합에 의해 연결되어 있는 것이 밝혀졌다.
얼음의 경우 수소결합에 의해 연결되어 근접해 있는 분자 수는 4개이다. 하지만 수소결합을 하지 않는 일반적인 고체의 결정 구조에서는 주위에 약 10개 정도의 근접 원자가 있다. 즉, 얼음 결정의 경우 일반 고체의 결정 구조에 비해서 빈틈이 매우 많은 것이다.
얼음 안에서 물분자는 완전히 고정되어서 전혀 움직이지 못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얼음 속에서 물분자는 약 10만 분의 1초 간격으로 회전하거나 움직이고 있다. 얼음 결정의 빈틈으로 물분자가 빠져드는 식으로 얼음 속에서도 물분자가 이동하는 것이다.
실제로 얼음 속에서 프로톤(H+)이나 전자의 이동이 액체인 물보다 더 빠르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 물의 구조에 관해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크게 다음의 두 가지 이론이 대표적이다.
첫 번째 이론은 물이 얼음과 비슷한 결정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얼음 결정의 빈틈을 물분자가 메우기 때문에 물의 밀도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얼음의 경우 모든 물분자를 수소결합으로 연결하다 보니, 물분자들이 구조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엉성한 틈이 많은 구조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액체인 물의 경우 빈틈으로 물분자가 들어가서 결정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분자보다 운동이 더욱 활발하여 유동성 있는 물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론은 물이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물분자 간에 서로 적당한 크기의 중합체[(H2O)n]를 이루어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물을 얼음의 구조와 완전히 다른 별개의 구조로 보고 있다.
물이 단일 물분자로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중합체로서 행동하고 있다는 견해는 최근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5개 혹은 6개의 물분자가 수소결합에 의해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6각수 이론은 우리나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학설이다.
첫 번째 이론이 고체인 얼음의 구조를 바탕으로 액체인 물을 설명하려고 하는 반면에, 두 번째 이론은 물을 얼음의 구조와 완전히 다른 별개의 구조로 보고 있다.
잊지 않아야 할 점은 결정 구조와 같은 구조이든, 중합체로의 물의 구조이든, 물이 이루고 있는 구조는 단지 1조 분의 1초 존재할 뿐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얼음 속에서 물의 구조의 수명이 약 10만 분의 1초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짧다.
물이 어떤 구조를 형성하고 있더라도, 그 구조는 매우 순간적으로만 존재한다. 물의 구조가 1조 분의 1초 간격으로 끊임없이 바뀌지만 전체적으로는 평형 상태가 이루어져 마치 일정한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일 뿐이다.
=====물의 신비를 푼 6각수 이론=====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물분자는 두 개의 수소원자와 산소원자의 두 쌍의 전자가 정사면체의 꼭지점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4개의 수소결합이 가능하다.
수소결합의 세기는 수소결합을 하는 3개의 원자간의 각도가 매우 중요하다. 3개의 원자가 일직선으로 배열되었을 때 수소결합의 세기는 가장 세다. 이를 토대로 물의 모형을 조립해보면 물분자가 5개 혹은 6개가 수소결합으로 연결될 때 가장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무식 박사가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도 물이 상온에서 5개의 물분자가 5각형 고리 구조(5각수)와 그리고 6개의 물분자가 6각형 고리 구조(6각수)를 이루는 모습이 혼합되어 있는 구조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H-O-H의 각도는 일반적으로 104.5°이지만, 전기분해, 원적외선, 자석, 토션파 등에 의해 이 각도는 조금씩 변할 수 있으며, 이 각도의 변화에 따라 물의 구조(5각수, 6각수)가 달라지는 것이다.
보통 물은 5각수와 6각수가 혼합 상태로 존재하는데, 저온일수록 6각수의 비율이 높아져서 10℃에는 22%, 0℃에서는 26%, 그리고 과냉각 상태인 영하 40℃에서는 거의 100%가 6각수가 된다고 한다. 과냉각 상태의 물은 영하에서도 얼지 않는 물을 말한다. 과냉각 상태의 물은 매우 불안정해서 아주 작은 충격에도 급작스럽게 얼어버린다.
물이 수소결합에 의해서 5각수와 6각수의 혼합 상태로 존재한다고 볼 때, 물이 보여주는 이상한 성질들이 설명될 수 있다.
물이 5각수일 때는 분자량이 (H2O)5=90, 6각수일 때는 분자량이 (H2O)6=108로, 큰 분자량을 지닌 존재로 활동하는 것이다.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이 매우 높은 이유는 바로 물분자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소결합에 의해서 5각수나 6각수와 같이 큰 분자로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물의 비열과 표면장력이 매우 높은 이유도 물의 강한 수소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의 밀도가 4℃에서 최대가 되는 이유도 역시 설명할 수 있다. 6각수가 5각수보다 더 부피가 크기 때문에 밀도가 낮은 상태이다. 저온이 될수록 6각수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밀도가 낮고, 어느 정도 온도(4℃)까지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5각수의 비율이 높아져서 밀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4℃가 넘어가면 물분자간의 에너지가 높아져서 분자간 거리가 커지기 때문에 밀도는 다시 낮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물을 5각수와 6각수와의 혼합 구조로 생각할 때, 물이 보여주는 이상한 성질들이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엔트로피와 6각수의 평형======
앞에서 우리는 물이 다른 산소족의 수소화합물인 H2S, H2Se, H2Te에 비해 어는점과 끓는점이 매우 높은 이유가 바로 이 물의 수소결합에 의해서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물이 전체적으로 모두 수소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은 훨씬 더 높아야 한다. (물의 수소결합의 에너지가 상온에서의 열에너지에 의해 비해서 매우 강한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물이 0℃에서 얼고, 100℃에서 끓는 것은 물과 물 사이의 수소결합이 어느 정도 끊어져서 적당한 크기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물은 0℃ 근처에서는 약 10% 그리고 100℃ 근처에서는 약 20% 정도가 수소결합이 끊어져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물이 5각수와 6각수를 이루고 있지만 물이 4개의 수소결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각 물분자는 3차원적으로 더 많은 수소결합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물분자들이 3차원적으로 서로 연결된다면 물은 전체가 수소결합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얼음이 전체적으로 수소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는 반면에, 물은 수소결합이 어느 정도 끊어져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그렇게 물이 전체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6각수 이론에서처럼 5개 혹은 6개 물분자의 중합체인 5각수와 6각수를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하게 보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는 것 같다. 필자는 그 이유를 바로 물의 엔트로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엔트로피는 무질서한 정도를 의미한다.
우주의 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다. 열역학 제2법칙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정렬되기보다는 무질서한 상태로 나아간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물에 잉크를 떨어뜨렸을 때 잉크가 퍼져나가지만 다시 모여 정렬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잉크가 퍼져나가는 것을 억제해서 모으려면 에너지를 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분자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1.4kcal/mol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물이 수소결합에 의해서 한없이 얽히는 것과 물분자들이 서로 퍼져나가려는 엔트로피의 법칙은 충돌한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서로 타협해야 하는 것이다.
그 선이 바로 물이 5각형 고리와 6각형 고리를 이루는 경계선이다. 수소결합에 의해서 물이 정렬되지만 그 힘은 단지 물을 5개나 6개 정도를 모을 정도의 힘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이 4각형의 고리를 이루기에는 수소결합이 너무 세고, 7각형의 고리를 만들기에는 수소결합이 너무 약한 것이다.
=======아직도 남아 있는 수수께끼=======
얼음이나 눈의 표면은 매우 미끄럽다. 얼음 이외에는 어떤 물질도 고체 상태를 유지하면서 표면에서 물질들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경우가 없다.
얼음은 밀도가 물보다 작기 때문에 강력한 압력을 가하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한다. 그러나 이론적인 계산에 따르면 얼음이 물로 녹기 위해서는 130기압의 압력을 가해도 녹는점이 고작 1℃ 정도 하강할 뿐이다. 따라서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이유가 체중에 의해서 스케이트 날 밑에서 압력이 높아져 일부 얼음이 녹아 물로 변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그리 과학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
얼음의 표면 구조는 얼음 자체의 특수한 구조적인 성질 때문에 압력과 상관없이 극히 미량이 항상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는 가정을 하기 전에는 얼음의 표면이 미끄러운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인 실험 결과는 없다.
물은 강력한 수소결합에도 불구하고 점도가 매우 낮고 유동성이 뛰어나다. 특히 식물의 물관을 통하여 흐르는 물은 극저온의 액체 헬륨에서나 볼 수 있는 초유동성을 지니고 있다고 추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식물의 물관은 세포로서의 생물학적 기능은 전혀 없고 단지 셀룰로우스 성분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구조이지만 물과 수소결합을 잘 할 수 있다. 흔히 물관을 따라 물이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이유를 식물의 뿌리압, 모세관 현상, 증산 현상 등으로 설명하지만 이것도 사실은 과학적으로는 올바른 견해가 아니다.
수십 미터에 달하는 나무꼭대기까지 물이 올라가기에는 뿌리압은 너무 약하고, 모세관 현상은 수막이 형성되어 공기층과 접하고 있을 때에만 생길 수 있는 압력이다.
또한 이른 봄 나뭇가지에 잎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물이 나무꼭대기로 상승하는 것을 볼 때, 물의 증산 작용 때문에 물이 상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어쨌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식물의 물관을 흐르는 물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유동성을 갖고 있고, 그 초유동성 때문에 물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나무꼭대기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몸에 10조가 넘는 세포가 있다. 이렇게 많은 모든 세포에 주먹만한 심장이 피를 공급한다. 약 20초 만에 피가 온몸의 혈관을 돌아서 10조가 넘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오는 것이다.
우리 몸의 혈관을 한 줄로 이으면 지구를 4바퀴나 돌 만큼 긴 거리가 된다. 이 전체 혈관을 20초 만에 다 돌기위해서 18만 파운드의 기압이 필요하다고 계산한 학자도 있다. 주먹만한 심장이 그런 힘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면 피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20여 초 만에 돌아올 수 있는 이유도 단순히 심장의 펌프 작용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혈관 자체의 수축력과 그 속을 흐르는 물의 특수한 성질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초저온에서 존재하는 액체 헬륨은 초유동성을 갖고 있어서 어떤 표면이라도 한없이 따라서 올라가며,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상전이’ 영역에서 비열이 매우 높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여태까지 보아온 물의 설명할 수 없는 특성과 매우 비슷하다.
현재의 과학에서는 초저온에서 뿐만 아니라 상온에서도 초유동성을 보이는 초전도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바로 물은 상온에 존재하는 초전도체와 같은 속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물의 영역은 현재의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물이 갖고 있는 신비한 영역은 한이 없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동종요법과 같이 물에 물질의 정보가 기억되는 부분도 과학적으로 아직 완전히 규명이 되지 않았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은 무조건 비과학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과학계에는 종종 있다. 그러나 필자는 존재하는 현상이 있는데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면 비과학적이 아니라 초과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과학의 수준이 미약해서 이해를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탐구함으로써 과학은 그 지평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세포가 어는 온도========
수용액이 몇 도에서 어는가를 알려면 용액 속에 온도계를 넣어 측정하면 된다. 그러나 세포처럼 작은 경우는 물이 얼 때 내놓는 용해열(80kcal/mol)을 측정하여 용해열이 방출되는 온도를 조사하여 측정한다.
이런 방법으로 세포 내의 어는점을 조사한 결과 영하 10℃와 영하 80℃에서 어는 두 종류의 물이 관찰되었다.
앞에서 설명한 단백질을 둘러싸고 있는 물에서 보았듯이 결국 영하 80℃에서 어는 물은 세포 내의 단백질 및 생체 고분자에 결합해 있는 물이고, 영하 10℃에서 어는 물은 세포질의 나머지 물이다. 세포 내부의 물뿐 아니라 세포 외부의 물도 어는점이 매우 내려갈 수 있다.
두 장의 유리판을 물 속에서 밀착시켰을 때, 유리면에 평행한 방향으로 판을 움직이기는 쉬워도 판을 떼어내려면 매우 큰 힘을 필요로 한다. 이 틈 사이의 물은 보통 물과는 매우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물보다 증발하기 어렵고 점도도 크다. 이 틈이 멀어지면 판 사이의 물이 갖는 특이성은 없어진다.
이 틈 사이의 물은 얼기가 어렵다. 유리판의 간격이 좁아짐에 따라 어는점은 차츰 내려가서, 0.001㎜(1㎛) 간격에서는 증류수인데도 영하 100℃에서도 얼지 않는다. 유리면은 극성을 갖고 있어서 물분자를 세게 당길 수 있다. 그래서 물분자가 일정한 배열로 유리면을 덮는 것이다.
생명체는 무수히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렇게 좁은 틈 사이가 많이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틈 사이가 체액으로 채워져 있다. 이런 틈 사이의 체액 역시 마찬가지로 구조화되어 얼기 어려운 상태에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