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後의 《神藥本草》엔 인류구원의 길이
나는 현실을 볼 때 그렇게 보기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거이 지금 수은농도가 극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모든 화공약품이 전부라. 여기 이 속이 화공약품이라.
시멘트도 그런 거고. 무슨 물체고 다 그런 건데. 그 물체에서 풍기는 냄새가 우리 몸에 접하게 돼 있어. 그럼 우리가 무사하게 살고 죽느냐? 건 절대 어려워, 어려운데.
내가 이제는 팔십이 왔는데, 오늘까지도 말하기 싫은 건 뭐이냐? 대중에 직통은 안돼요. 간접으로도 안돼. 그러면 혼자 안다는 거이 세상에 도움이 되느냐? 안돼요.
그래서 죽은 후에 완전무결한 책을 전해주는 거 내 일이라.
그래서 광복 후에 선배들을 혹 만나면, “김동지(金同志)는 왜 세상을 그렇게 피하고 사느냐?” “거, 피하는 거 아니오. 나는 내 원(願)이 끝났습니다.” “무슨 원이냐?” “나는 조국이 적에서 해방되는 거,
조국광복을 위해서는 해방되었으니 광복이고, 동포가 마수(魔手)에서 해방되었으니 해방된 거고. 그러면 나는 그 해방을 원한 거, 광복을 원한 거, 내 원이 끝났으면 내일은 없어졌는데, 내 일이 없어졌는데 할 일이 뭐이며 만날 사람이 어디 있소? 왜놈의 시절엔 총에 맞아 죽는 날까지 동지가 필요한데 광복 후에 동지가 뭐이 필요하냐?” 난 냉대해요, 딱 자르고.
그러면 “김동지 소원은 뭐이요?” 물으면 “앞으로 남아 있소.” 그게 뭐이냐? 나는 지상에 사는 인류가 영원히 병마(病魔)에서 해방되는 걸 원한다. 그리고 무병장수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것을 내가 완전무결하게 전하고 가면
나는 떠난 후에 종말이, 그것이 내가 원하는 바인데 그 원을 인류에 풀어놓고 가면 난 끝나는 거다.
그러면 광복 전에는 조국의 광복을 원했고 광복 후에는 그 원이 끝났으니 내 일은 없어졌고. 또 살아서 지상의 인류가 영원히 병마에서 해방되는 걸 원했으니 그걸 다 끝내면 내 일은 끝난 거라.
내 원이 거기서 끝나면 내가 지구에 자꾸 올 필요도 없고 한 번 오면 다 끝내고 가야지, 자주 올 까닭이 없지 않겠어요? 이래서 내란 인간은 그렇게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젊어서는 거지가 길르는[기르는] 집 강아지만도 못하게 살아왔고. 지금은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내 힘이 부쳐서 안돼요.
그러고 자식들이 있어. 자식이 여럿이니까 자식들을 옳게 가르치지도 못하고 옳게 살게도 못해 줬으니 늘그막에 개짐승처럼 살 수 없는 한, 돈이라도 한 푼 생기면 도와준다는 거.
그래 노욕(老慾)이 생긴 거라. 노욕은 내게 금물인데. 그러나 죽은 후에 전하는 것이 천고에 빛나는 일이면 건 노욕의 대가는 될 거다! 나도 자위하고 살아요. 남이 욕하고 웃어도 내 마음으론 날 위로해요. ‘내가 천고에 없는 일 하고 가는데 죽은 후에 나를 도둑놈이라곤 안할 거다’ 그런 생각도 해보지요, 해보는데.
그래서 내게 있는 원은 지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가 내가 살아서는 어떻게 됐든간, 내가 죽은 후에 영원히 병마에서 해방되는 시간이 온다 이거라. 건 내가 죽은 후에 나올 책이《신약본초》(神藥本草)라고 이름을 미리 지어 놨지만,《신약본초》라.
그 모든 이 색소세계가 분자화(分子化)할 적에 근본을 다 털어놔. 그 근본을 털어놓으면 그 속에선 인류가 가장 행복한 세상이 오도록 할 수 있어요.